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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변호사 "당뇨 악화 맞다…결백 의심해 사임 아냐"

중앙일보

입력

축구선수 기성용. 뉴스1

축구선수 기성용. 뉴스1

축구선수 기성용(32·FC서울)씨의 성폭행 의혹에 대해 법률대리를 맡았던 변호인이 급작스럽게 사임하자 일각에서는 변호인이 기씨의 결백을 의심한 결과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22일 해당 변호인은 반박 성명을 통해 지병이 악화했고, 여전히 기씨의 결백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기씨의 법률대리인이었던 법무법인 서평의 송상엽 변호사는 "공복 혈당 수치가 200을 넘길 정도로 건강이 나빠져 기 선수 대리를 원활히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런 결정을 내렸다"라며 "기 선수 측에도 이 같은 상황을 전달했다. 저는 여전히 기 선수의 결백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송 변호사는 상대 변호인을 겨냥해 언론플레이를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송 변호사는 "그동안 공방을 벌여온 박지훈 변호사를 직접 만났다. 격한 공방이 오갔지만, 사임 후까지 서로 얼굴을 붉힐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혹여 서운한 것이 있었다면 미안하게 생각한다. 털고 갔으면 좋겠다. 마음을 풀어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다"며 "만남 직후 인터넷에 '단독'을 단 기사가 떴다. 기사에 따르면, 박지훈 변호사는 해당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성용 변호사가 '미안하다' '잘못했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공방 과정에서 악의가 없음을 인사 형식으로 표현한 말이, 마치 기씨 변호인이 기씨에 대해 사과했다는 형식의 기사가 나갔다는 주장이다.

송 변호사는 "전후 맥락은 잘라버리고, 마치 기 선수에게 대단한 약점이라도 생겨 변호사가 사임한 것처럼, 기사를 읽는 독자가 오인·오독을 할 여지를 두고 교묘한 언론플레이를 한 것"이라며 "박지훈 변호사는 법을 다루는 변호사라면 언론플레이와 선동이 아니라 '팩트'와 '근거'를 바탕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기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송 변호사는 상대방인 박 변호사가 고소·소송 제도를 악용해 소송 판을 난장(亂場)으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 변호사 자신 역시 박 변호사로부터 의뢰인 명의로 고소와 민사소송을 당했다면서다.

송 변호사는 "박지훈 변호사가 법에 따라 행동하는 변호사라면 이와 같은 법리를 다시 한번 살펴보길 권한다"라며 "끝까지 도움을 드리지 못한 기 선수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기 선수의 결백이 반드시 밝혀지길 바란다"라고 했다.

지난 2월 A씨와 B씨는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6월 기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을 폭로했다. 기씨는 결백을 주장하며 A씨와 B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A씨와 B씨는 지난달 송상엽 변호사를 맞고소했으나 송 변호사는 지난 18일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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