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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30년만에 ILO 총회 참석해 '임금인상·소득주도' 강조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오후 영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된 제109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 참석했다. 1991년 ILO에 가입 이후 30년 만에 이뤄진 한국 대통령의 첫 총회 참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화상으로 개최된 제109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화상으로 개최된 제109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이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람 중심 회복’을 주제로 한 영상메시지에서 “일자리는 모든 나라의 핵심적인 정책목표가 됐다”며 “나 역시 일자리가 성장이고 최고의 복지라는 믿음으로 고용의 양과 질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최저임금을 과감하게 인상해 소득주도 성장을 포함하는 포용적 성장을 추구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에서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론’을 내세우며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했다. 소득주도 성장은 ‘임금 인상→가계소득 증가→소비 증가→생산 증대→일자리 창출’의 선순환을 이룬다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이었다.

정부는 이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2017년 6470원이던 최저임금을 8720원까지 올렸다. 4년간 기록한 누적 인상률 34.8%는 주요 7개국(G7ㆍ법정 최저임금제도가 없는 이탈리아 제외) 평균보다 약 3.2배 높다.

2019년 탄력근로제 확대와 최저임금 공약 파기에 반발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민주노총이 국회 앞에서 열린 총파업 대회를 마친 뒤 경찰과 대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주노총은 전국 5만여 조합원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통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반대, 최저임금 1만원 공약 파기 규탄, 국제노동기구 협약 비준 촉구와 비정규직 철폐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뉴스1

2019년 탄력근로제 확대와 최저임금 공약 파기에 반발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민주노총이 국회 앞에서 열린 총파업 대회를 마친 뒤 경찰과 대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주노총은 전국 5만여 조합원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통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반대, 최저임금 1만원 공약 파기 규탄, 국제노동기구 협약 비준 촉구와 비정규직 철폐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뉴스1

그러나 소득주도 성장론은 오히려 일자리 축소로 이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 때문에 2019년 11월 3분기 가계소득동향 지표가 ‘반짝’ 개선됐을 때 “소득주도성장의 정책 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 이후 공식석상에서 ‘소득주도’라는 용어를 거의 쓰지 않아왔다. 그러다 지난달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1년 반만에 소득주도성장을 꺼낸 뒤 이날 총회 연설에서 이를 재차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또 “사회적 대화를 통해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노동시장 격차 해소, 나아가 노동 존중사회를 향해 한걸음씩 전진해왔다”고 말했다.

ILO가 지정한 노동 관련 협약은 총 190개다. 이중 8개가 핵심협약으로 분류된다. 한국은 김대중 정부 때 핵심협약 중 4개를 비준했고, 여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확보한 이후인 지난 2월 3개가 추가로 국회비준을 받았다. 한국이 비준하지 않은 핵심협약 105호(정치적 견해 표명에 따른 강제 노동 금지)는 국가보안법ㆍ형법 등과 충돌해 비준 대상에서 제외됐다.

2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ILO 핵심 비준안인 '결사의 자유'(87호)와 '단결권·단체교섭권'(98호) 관련 협약의 의결을 앞두고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2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ILO 핵심 비준안인 '결사의 자유'(87호)와 '단결권·단체교섭권'(98호) 관련 협약의 의결을 앞두고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비준 당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ILO 사무총장에게 “경영계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안타깝다. 불안정한 노사관계가 더욱 악화되고 노사 간 힘의 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총회에는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대표로 참석한 문 대통령 외에 아메리카 지역 대표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함께 초청됐다. 유럽에서는 포르투갈의 안토니우 코스타 총리, 아프리카에서는 콩고 민주 공화국의 펠릭스 치세케디 대통령이 참여했다.

특히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한ㆍ미 정상회담 이후, 영국에서 개최된 G7 정상회담 참석에 이어 ILO 총회 정상회담 기조연설 공동 초청 대상에 포함되는 등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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