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조3000억원 찾아간 숨은 보험금 …아직 12조원 남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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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소비자가 보험사에 청구하지 않아 보험사에 쌓여있던 '숨은 보험금' 3조3198억원이 소비자에게 다시 돌아갔다. 지난 4년 간 이렇게 찾아간 숨은 보험금은 10조5000억원이지만, 아직 보험사에는 숨은 보험금 12조6600억원이 쌓여있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이런 내용을 담은 숨은보험금 찾아주기 실적 자료를 발표했다.

지난해 숨은 보험금 찾아주기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가 찾아간 숨은 보험금이 3조3198억원으로 집계됐다. 셔터스톡

지난해 숨은 보험금 찾아주기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가 찾아간 숨은 보험금이 3조3198억원으로 집계됐다. 셔터스톡

숨은 보험금은 보험계약에 따라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해 지급금액이 확정됐지만, 청구 또는 지급하지 않은 보험금이다. 자녀교육자금이나 건강진단자금 등 특정시기가 되고 생존 등 일정조건을 만족하면 지급되는 중도보험금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보험계약의 만기가 도래한 뒤 3년이 지나기 전(2015년 3월 이전엔 2년)인 만기보험금, 만기 도래 후 3년이 지난 휴면보험금 등이 있다.

지난해 찾아간 숨은 보험금 규모는 3조3197억원으로 2019년(2조8513억원)보다 5000억원 가량 늘었다. 건수로는 135만6000건으로, 1건 당 230만원의 보험금을 찾아갔다. 생명보험사에서 3조1198억원(116만 7000건), 손해보험사가 1999억(18만9000건) 등이다. 중도보험금이 2조243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만기보험금(8192억원), 휴면보험금(2067억원) 등의 순이다.

숨은 보험금 찾아주기 서비스 이용 실적. 금융위원회

숨은 보험금 찾아주기 서비스 이용 실적. 금융위원회

올해 1~4월에도 1조 3788억원의 보험금을 찾아갔다. 지난 2017년 12월 숨은 내보험 찾아주기 서비스가 시작된 뒤 지난 4월까지 찾아간 보험금은 10조5623억원이다. 아직 소비자가 찾아가지 않은 보험금은 12조6653억원이다. 중도보험금이 8조8900억원으로 가장 많고, 만기보험금이 3조1700억원 등이다. 금융당국은 숨은 보험금 찾기를 더 활성화하기 위해 이달 중 보험금을 아직 찾아가지 않은 이들에게 우편 안내를 할 계획이다.

숨은 보험금을 찾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내보험 찾아줌(http://cont.insure.or.kr)에 접속한 뒤 본인인증 절차를 거쳐 자신이 가입한 모든 보험계약 내용과 숨은보험금 내용을 조회하면 된다. 보험금을 찾아가고 싶다면 개별 보험회사에 직접 청구하면 된다. 금융당국은 이런 개별 청구가 번거롭다고 판단해, 모든 숨은 보험금을 일괄 청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조회시스템에서 보험금 청구까지 원스톱으로 진행이 가능하게 돼 숨은보험금 찾는 절차가 대폭 간소화된다.

다만 보험상품에 따라서는 바로 찾지 않는 게 유리할 수 있다. 보험계약 만기 등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지 3년(2015년 3월 이전엔 2년)이 지나 휴면보험금이 되기 전까지는 보험금을 찾아가지 않더라도 보험사에게 미리 약속한 이자를 준다. 오래된 보험 상품일 경우 이자율이 높은 만큼, 휴면보험이 되기 전까지는 보험사에 맡겨 두는 게 나을 수 있다는 게 보험업계의 설명이다. 금융위는 “숨은 보험금에 대한 이자는 약관에 따라 제공되며, 이자율 수준 등을 꼼꼼히 확인해 바로 찾아갈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휴면보험금은 이자가 제공되지 않으므로 바로 찾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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