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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 女중사 사망 18일만에 사과 "처음엔 단순 사망으로 알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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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 국방부 장관이 공군 여성 부사관 사건에 대해 9일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모 중사가 숨진 채 발견된지 18일 만이다. 서 장관은 이 중사가 발견된 당일 사건을 '단순 사망 사건'으로 인지했다고 밝혔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에 참석해 여중사 사망사건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서욱 국방부 장관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에 참석해 여중사 사망사건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서욱 "책임지겠다는 각오"

서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인사말을 통해 "최근 공군 성추행 피해자 사망 사건 등으로 유족과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매우 송구하다"며 "국방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국방부에서 본사건을 이관하여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회유·은폐 정황과 2차 가해를 포함해 전 분야에 걸쳐 철저하게 낱낱이 수사하여 엄정하게 처리하겠다는 게 서 장관의 입장이다.

서 장관은 "군내 성폭력 사건 대응 실태와 시스템을 재점검하여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며 "민간 전문가들이 동참하는 민·관·군 합동기구를 조속히 구성하여, 이번 계기에 성폭력 예방제도, 장병 인권 보호, 군 사법제도, 군 조직 문화 등 병영 전반에 대해 종합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거듭 송구한 말씀을 드린다"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장관 책임론'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서 장관은 "저의 책임이 없다는 건 아니고, 책임을 지겠다는 각오로 근무를 한다"며 "이제 후속 조치를 잘하고, 인사권자께서 판단하시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에 참석해 여중사 사망사건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서욱 국방부 장관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에 참석해 여중사 사망사건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사건 3일 뒤 성추행 보고받아

서 장관은 이날 현안보고 과정에서 사건에 대해 "5월 22일 SNS 상황공유방에 '단순 사망건'이 올라온 것을 인지했다"라고 말했다.

이 중사는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으로, 지난 3월 2일 같은 부대 장모 중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이 피해사실을 신고했다. 3월 5일 첫 피해자조사가 이뤄졌고, 약 석 달 뒤인 5월 22일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서 장관은 이 중사가 숨진 날 단순 사망건으로 해당 사건을 접한 셈이다.

이는 당시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가 '단순 사망건'으로 장관 등이 있는 상황공유방에 이 중사의 사망 사실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을 인지하고 사흘이 지나서야 서 장관은 사건이 성추행 관련 사건임을 처음으로 보고받았다고 한다. 서 장관은 "5월 24일에는 '피해자 단순 사망사건'으로 정식으로 서면보고를 받았다"며 "5월 25일 이번 사건이 성추행 관련 사건임을 최초 보고받았고, 이후 공군의 2차 가해를 포함한 엄정 수사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5월 22일 SNS 최초 보고, 24일 조사본부 정식 서면보고 내용에도 이 중사의 성추행 사건 피해자라는 내용은 없었다는 의미다.

앞서 국방부 관계자도 공군 군사경찰이 이 중사가 숨진 채 발견된 다음 날인 5월 23일 국방부 조사본부에 '단순 사망' 사건으로만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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