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65~69세 55%가 일하고, 노인가구 78% 자녀와 따로 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택시기사 장모(65·경기도 고양시)씨는 두 딸을 독립시키고 아내와 단둘이 살고 있다. 거주 중인 아파트와 약간의 예금이 자산의 전부지만 계속 일을 하고 있어 사는 데 지장이 없다. 장씨 부부가 자녀들에게 용돈을 받는 때보다 외손자들에게 용돈을 줄 때가 더 많다고 한다. 장씨는 건강에도 자신이 있다. 40대부터 등산과 달리기 등 운동을 꾸준히 해 온 덕분이다. 장씨는 “나는 아직 노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젊고 건강한 노인이 어디 있나”라고 말했다. 그는 “75세는 넘어야 노인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복지부, 2020 노인실태 조사 발표 #65세 이상 1인당 연소득 1558만원 #74%는 “70세 이상은 돼야 노인” #“무의미한 연명 치료 반대” 86%

노인의 학력 수준 변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노인의 학력 수준 변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인천에 사는 주모(66)씨는 남편과 사별한 후 혼자 생활하고 있다. 주로 연금으로 생활하며 주 1회 정도 경기도에 사는 손녀를 돌봐주고 딸에게 약간의 생활비를 받는다. 장씨나 주씨처럼 경제활동을 하며 자녀와 떨어져 독립된 생활을 하는 노년층이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7일 노인의 가족 및 사회적 관계, 건강 및 기능 상태, 경제 상태 및 활동 등을 조사한 ‘2020 노인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3년마다 실시하는데 이번엔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전국 969개 조사구(조사 단위)의 만 65세 이상 노인 1만97명을 대상으로 했다. 베이비부머(1955~63년 출생) 세대인 55년생이 처음으로 반영됐다.

2020 노인실태조사 주요 결과.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020 노인실태조사 주요 결과.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조사 결과 노인의 개인소득은 꾸준히 늘어 12년 만에 2배가 됐다. 2008년 700만원이던 노인 개인소득은 2017년 1176만원, 지난해 1558만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근로·사업 소득과 사적연금 소득이 크게 늘었다. 노인 소득이 늘어난 건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아진 영향이다. 2008년 30%였던 65세 이상의 경제 참여율은 2017년 30.9%, 지난해 36.9%로 증가했다.

노인 대열에 막 합류한 65~69세의 경우 2008년에는 39.9%만 경제활동을 했으나 2017년 42.2%, 지난해 55.1%로 크게 높아졌다. 특히 65~69세는 스스로 노인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74.1%는 노인 연령 기준을 “70세 이상”이라고 답했다.

2020 노인실태조사 주요 결과.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020 노인실태조사 주요 결과.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자녀와 함께 살지 않고 혼자 살거나 부부끼리만 생활하는 노인 단독 가구 비율도 늘었다. 2008년 66.8%였던 노인 단독 가구는 지난해 78.2%가 됐으나, 자녀와 함께 사는 사구는 2008년 27.6%에서 지난해 20.1%로 감소했다.

노인 2명 가운데 1명은 스스로 ‘건강하다’고 인식했다. 자신의 건강상태가 좋다는 응답은 2008년에는 24.4%였으나 2017년 37%, 지난해는 49.3%가 됐다. 우울 증상을 보이는 비율은 2008년 30.8%에서 2017년 21.1%, 지난해 13.5%로 꾸준히 줄었다.

2020 노인실태조사 주요 결과.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020 노인실태조사 주요 결과.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건강 상태 관련 인식이 좋아지고 경제 상황도 나아지자 노인 2명 가운데 1명은 본인 삶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삶의 만족도를 묻는 말에 ‘매우 만족 또는 만족’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49.6%였다.

생애 말기 좋은 죽음(웰다잉)은 가족이나 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죽음이라는 생각(90.6%)이 가장 많았다. 노인 85.6%는 무의미한 연명 의료를 반대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