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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尹형사처벌 언급" 저격···얼굴 붉힌 이준석 "가짜뉴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나경원 후보가 제기한 윤석열 배제설은 망상이다.”(이준석)
“이런 모욕은 처음 겪는다.”(나경원)

“토론으로 다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 말라.”(주호영)

국민의힘 대표를 뽑기 위한 당원 모바일 투표가 시작된 7일, 선두 경쟁 중인 이준석·나경원·주호영 후보가 여러 갈래에서 충돌했다.

먼저 이준석·나경원 후보는 ‘윤석열 배제 연대설’을 놓고 장외 공방을 벌였다. 이 후보가 내년 대선 때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재영입하려 하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100% 확신할 수 있는 (대선)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거나 “동서고금을 봐도 검사가 바로 대통령이 된 경우는 없다”며 사실상 윤 전 총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나 후보는 이런 발언을 근거로 이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이 ‘윤석열 배제론’의 공감대를 형성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 중이다.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주호영(좌부터), 홍문표, 나경원, 조경태, 이준석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주호영(좌부터), 홍문표, 나경원, 조경태, 이준석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한 이 후보는 “나 후보의 그런 망상에는 응답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자 뒤이어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나 후보는 “이렇게 모욕적인 발언을 들은 적은 없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나 후보는 이어 페이스북에 김종인 전 위원장을 겨냥해 “더는 전당대회에 개입하지 마시고 소중한 우리 대선 주자들(윤석열 전 총장 등)을 평가절하하지 말라”고 적었다. 그러자 김 전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윤 전 총장을 겨냥해서 얘기한 게 아니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주호영 후보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경험 없고 분란만 일으킬 후보로는 안 된다”고 했다.

선두권 후보들의 날 선 공방은 이날 오후 열린 3차 TV 토론회(TV조선 주관)에서도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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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갈린 탄핵= 이준석 후보는 토론회 인사말을 통해 자신을 국민의힘 지지자의 “아픈 손가락”이라고 지칭했다. 자신으로 정치권으로 이끈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바른정당으로 탈당한 이력 등을 언급하며 한 비유였다. 나경원·주호영 후보는 각각 자신을 “숙련된 세르파, “준비된 대표”라고 소개했다.

이어진 OX 퀴즈에서 ‘윤 전 총장 없이도 대선 승리가 가능한가’라는 첫 질문에 후보 5명이 다 X 푯말을 들었다. 특히 이 후보는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가 겪는 부도덕과 관련해 반부패 영역에서 누구보다 적합한 후보”라고 치켜세웠다.

나 후보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윤 전 총장에 대해 김종인 전 위원장과 (이 후보는) 가치 없는 후보라고 생각하는 것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이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은 주호영·나경원 후보도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윤 전 총장만 가지고 호들갑인지 모르겠다"고 따졌다. 이어 "이 후보는 '윤 전 총장이 사실이 아닌 발언(‘내 장모는 10원 한 장 피해준 적 없다’)을 했다면 형사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는 나 후보 발언에 대해선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데 왜 가짜뉴스를 퍼뜨리냐"며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7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는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자들. 오종택 기자

7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는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자들. 오종택 기자

이어 ‘과거로 돌아가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동의하냐’는 질문에는 후보마다 답이 엇갈렸다. 이 후보는 "보수가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동의 표시를 했고, 주 후보 역시 “탄핵은 역사적 사실”이라며 같은 입장을 냈다. 반면 다른 세 후보는 반대 입장을 들면서 "결과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폭정을 초래했다"(나경원),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홍문표), "자기 당 소속 대통령을 탄핵한 나라는 없다"(조경태)는 이유를 들었다.

주 후보는 토론 말미에 이 후보에게 "나이 차가 많이 나서 다른 후보들이 이 후보를 공격 안 한 것이다. 토론으로 누구든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에 이 후보는 "경륜이 장점도 있지만, 타성에 사람을 젖게 만드는 단점도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역대급 투표율=이날 시작된 선거인단(대의원, 책임·일반당원)의 모바일 투표 집계 결과 25.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당 관계자는 “2019년 대표 경선(황교안 vs 오세훈) 당시 전체 투표율인 25.4%를 하루 만에 뛰어넘었다. 역대급 흥행”이라고 말했다. 32만8000여명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는 8일까지 이어지며, 9~10일에는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로도 진행된다. 일반 시민 여론조사는 9~10일 이틀간 실시된다. ‘선거인단 투표 70% + 시민 여론조사 30%’의 비율로 합해 계산하는 최종 결과는 전당대회 당일인 11일 발표한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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