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유출’ 의혹에도…中, 바이러스 연구소 대거 개설 계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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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후베이성(湖北省) 우한(武漢)의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유사한 바이러스연구소를 추가로 여러 곳에 설립할 계획이라고 6일(현지시간) 미 폭스뉴스가 보도했다.

중국 우한(武漢) 바이러스 연구소. [AFP=연합뉴스]

중국 우한(武漢) 바이러스 연구소. [AFP=연합뉴스]

이날 폭스뉴스는 “앞으로 중국 정부는 수십 개의  BSL-3(Bio Safty Level-3, 생물안전등급 3등급) 연구시설과 BSL-4 시설 1기를 증설할 예정”이라며 “이러한 결정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중국 연구소 유출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향후 5년 동안 중국 남부 광둥성(廣東省)에 BSL-3 연구시설 25~30기와 BSL-4 시설 1기를 지을 계획이다. 생물안전도 최고 등급인 BSL-4 시설의 경우 현재 미국‧영국‧인도 등 세계 23개 국가만 운영하고 있다. 생물안전도 등급이 높다는 건 그만큼 위험도가 높은 바이러스를 다룬다는 의미다. 중국에선 지난 2018년 가동을 개시한 우한 바이러스연구소가 이 등급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폭스뉴스는 중국의 계획에 전문가들 사이에서 여러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에선 중국의 연구소들이 이미 지난 2019년부터 예산 부족 등으로 제대로 된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중국 우한(武漢)의 우한바이러스연구소. [EPA=연합뉴스]

중국 우한(武漢)의 우한바이러스연구소. [EPA=연합뉴스]

지난 5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우한의 BSL-4 연구소 연구소장이었던 위안 지밍은 2019년 “중국의 바이러스연구소들은 심각한 예산 부족 문제를 겪고 있으며, 특히 BSL-3 연구소들은 극도로 제한된 예산만 받고 있다”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또 세계보건안전지수(GHS)에 따른 중국의 바이오 보안 등급은 ‘중간 수준’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 등 다른 국가 보다 낮은 편이다. 지난해 천리 바이(白春礼) 전 중국 과학원장은 언론 기고문을 통해 “미국 등에서 운영하는 연구소의 높은 보안 통제 수준과 달리 중국의 연구소들이 ‘분명한 결점’(clear shortcomings)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FT는 “과학자들은 위험한 생물학적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에서의 느슨한 통제가 또 다른 팬데믹(대유행)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운영되는 BSL-4 등급 연구소들의 안전 실태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세계 23개국의 BSL-4 연구소들 중 4분의 3이 인구가 밀집한 도심지역에 있으며, 이들 중 3분의 1이 중국과 같은 ‘중간 수준’의 보안 등급을 가지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보안 등급이 ‘낮음 수준’이다. 바이러스 유출에 대한 대비가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스콧 고틀리브 전 FDA 국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CBS 방송에 출연해 "코로나19가 우한의 연구실에서 기원했음을 시사하는 정황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스콧 고틀리브 전 FDA 국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CBS 방송에 출연해 "코로나19가 우한의 연구실에서 기원했음을 시사하는 정황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이에 대해 리처드 이브라이트 미국 럿거스대 교수도 “이미 바이러스 유출 사고는 전 세계적으로 자주 일어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규칙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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