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후보가 줄기차게 제가 트럼프와 닮았다면서 혐오 이미지 덧씌우려 한다”(이준석 후보)
국민의힘 대표 후보 두 번째 TV 토론 #윤석열·안철수 영입 놓고도 공방 #주호영 “개인 감정 앞서면 안돼”
“트럼프 닮았다는 건 진중권 전 교수의 중앙일보 칼럼 인용한 거다”(나경원 후보)
1일 국민의힘 대표 후보 두 번째 TV 토론회에선 예비경선을 1·2위로 통과한 이준석 후보와 나경원 후보의 설전이 거셌다. 특히 극단적 페미니즘을 적극적으로 비판해 온 이 후보에 2030세대 남성이 열광하는 현상을 ‘트럼피즘(Trumpism)’에 빗댄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칼럼까지 언급되며 거친 발언이 오갔다.
트럼피즘 문제를 먼저 꺼낸 건 이 후보였다. 전날(31일) 진행된 첫 번째 토론회에서 나 후보가 자신을 향해 트럼피즘을 언급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였다. 이 후보는 줄기차게 “진중권 전 교수 칼럼을 인용하지 말고 내가 했다는 혐오 발언을 직접 소개해 달라”고 요구했고, 나 후보는 “이 후보가 그동안 20대 남자의 분노를 사실상 (남녀) 갈등으로 유발한 것 아니냐, 갈등 증폭시키는 것으로 인기를 얻게 된 것 아니냐는 부분을 인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나 후보가 직접적인 예시를 들지 않자 이 후보는 “진중권 전 교수가 신이냐”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이 후보가 유승민계인가 논란을 두고서도 이 후보와 나 후보 간에 격론이 오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국민의힘 바깥에 있는 대선 주자들이 대선 경선에 참여하는 문제를 놓고도 옥신각신했다. 나 후보는 “안 대표와 이준석 후보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은 것 같다. 어제는 윤석열 전 총장이 탑승 안 해도 통합 버스는 출발하겠다고 말했고 안 대표와의 통합도 어렵다면 이 후보가 대표가 됐을 때 야권 통합은 점점 멀어지는 것 아니냐”고 했다. 주호영 후보도 “(윤 전 총장 등도) 정확하게 같이 가는 게 좋다고 보는지, 우리가 먼저 출발하고 뒤에 승선해도 되는 건지 말해 달라”며 “이 후보 본인은 아주 고결하고 다 공정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세계사적 큰 일도 개인간 감정으로 어그러진 게 많다”고 했다.
홍문표 후보는 2019년 나 후보가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시절 벌어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을 언급하며 “동료 국회의원 세 명이 내게 전화를 했다. 나 후보가 (사건 당시) 항상 책임진다고 했는데 뭘 책임지겠다는 건지 물어봐 달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조경태 후보는 일본 정부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홈페이지에 독도를 일본 영토처럼 표시한 데 대해 “정말 파렴치하다”며 “보이콧까지 생각하고 강력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