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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입 부탁한 사람도 처벌" 58억 농지 산 기성용父 추가 소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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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왼쪽)과 부친 기영옥 전 광주FC 단장. 사진 뉴스1, 부산아이파크

기성용(왼쪽)과 부친 기영옥 전 광주FC 단장. 사진 뉴스1, 부산아이파크

가짜 영농계획서로 농지 사들인 혐의

프로축구 서울FC 주장 기성용과 아버지 기영옥 전 광주FC 단장을 수사 중인 경찰이 최근 아버지 기영옥 전 단장을 추가로 불러 조사했다. 기성용 부자는 가짜 영농계획서를 이용해 수십억 원 규모의 논밭을 사들이고 무단으로 땅 형질을 변경한 혐의를 받고 있다.

58억 농지 산 기성용 父子…아버지 추가 소환 #기영옥 전 단장 "축구센터 건립 용도로 매입"

광주경찰청 부동산투기특별수사대는 "농지법 위반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불법 형질 변경)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기성용 선수 아버지를 지난 14일 추가 소환해 조사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기성용 선수는 한 차례, 아버지 기씨는 두 차례 피의자 조사를 마쳤다.

지난 12일 광주광역시 서구 금호동 기성용 부자 소유 농지에서 원상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광주 서구는 농지법 위반과 불법 형질 변경 등의 혐의로 입건된 기성용 부자가 사들인 농지 일부에 대해 불법 형질 변경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 뉴스1

지난 12일 광주광역시 서구 금호동 기성용 부자 소유 농지에서 원상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광주 서구는 농지법 위반과 불법 형질 변경 등의 혐의로 입건된 기성용 부자가 사들인 농지 일부에 대해 불법 형질 변경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 뉴스1

기성용 "아버지에게 돈만 보냈다" 

이들은 허위 영농계획서를 이용해 2015~2016년 58억여원을 들여 광주광역시 서구 금호동 일대 농지 1만5442㎡(4669평)를 매입하고, 구청 허락 없이 일부 땅을 크레인 차량 차고지 등으로 불법 전용한 혐의다. 기성용 부자가 산 땅 일부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부지에 포함됐고, 실제로 땅값이 많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아버지 기씨는 경찰에서 "축구센터 건립 용도로 토지를 구매했고, 불법 형질 변경 부분 등에 대해서는 몰랐다"는 취지로 말했다. 기성용은 "아버지가 축구센터 건립을 위해 요청해 돈을 보냈고, 농지법 위반과 투기 의혹에 대해선 몰랐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말을 했다. 기성용은 해당 농지를 매입할 당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에서 뛰고 있었다.

지난달 25일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수원FC와 FC서울의 경기에서 파울을 당한 FC서울 기성용이 자리에서 일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5일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수원FC와 FC서울의 경기에서 파울을 당한 FC서울 기성용이 자리에서 일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농지 매입 부탁한 사람도 처벌"

일각에서는 "아버지 기씨가 기성용 모르게 영농계획서 등을 허위로 작성했다면 사문서위조나 위조사문서행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경찰은 아직까지 부정적인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기성용이) 아버지한테 (농지 매입 등을) 일임했다면 일정 부분 동의해 줬다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며 "농지법을 보면 업무를 대리해 준 사람도 처벌하고, 대리를 부탁한 사람도 처벌하는 조항이 있어서 그런 부분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지법 위법 알고도 묵인하면 직무유기"  

경찰은 기성용 부자가 매입한 농지를 관할하는 서구청 소속 담당 공무원들에 대해서도 위법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서구청은 기성용 부자가 제출한 영농계획서를 검토한 뒤 농지취득자격증명서를 발급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청에서는 농지를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지 매년 조사하게 돼 있는데, 공무원들이 조사를 제대로 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서구청 담당 공무원들이 기성용 부자의 농지법 위반 등의 사실을 알고도 눈 감아줬다면 직무유기나 업무상 과실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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