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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의 근원 활성산소 연구 `세계 최고 권위자`는 한국인

중앙일보

입력

"만병의 근원으로 여겨지고 있는 활성산소의 발생 과정을 제대로 규명하면 신약과 질병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수 있습니다.

활성산소 연구의 세계적인 석학인 이화여대 이서구(63.사진) 석좌교수가 영구 귀국한 지 1년 남짓 되면서 국내에서 활성산소 연구 바람이 불고 있다.

이 교수는 이화여대에 활성산소연구소를 개설했고, 새로운 항암제 개발도 추진 중이다. 활성 산소는 호흡으로 들이마시는 산소가 최종적으로 물이 되기 전 단계에서 세포 등 물질에 붙어 변질되는 것으로 노화.암.치매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33년 동안 활성산소를 연구하다 귀국하니까 한국의 연구 환경도 예전과는 몰라보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자신이 연구한 기초과학을 국내에서 꽃피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했다. 그의 활성산소에 대한 연구는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신호전달 관련 효소인 PLC와 활성산소를 없애는 효소인 PRX가 발견된 것은 1980년도다.

그 이후 그의 PLC 관련 논문은 1만9000번, PRX 관련 논문은 4500번 이상 다른 연구자들이 인용했다. 우리나라의 과학논문 피인용 회수가 편당 0.22번인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준이다. 다른 사람이 많이 인용하면 할수록 해당 논문의 질이 높고 파급효과도 크다고 평가된다.

이 교수는 과학저널 사이언스의 가장 중요한 섹션인 '사이언스 전망'(6월 30일자)에 활성산소 연구 방향에 대한 논문을 게재했다. 사이언스는 이같은 특정 학문 연구방향 논문을 그 분야의 석학에게 맡긴다. 사이언스에서 그가 이 분야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라고 인정한 것이다.

"활성산소 관련 기술을 이용하면 항암제의 강도를 낮춰 부작용을 줄이면서 암 세포만 골라 죽일 수 있습니다. 현재 PRX를 없앤 실험용 쥐를 만들어 실험하고 있습니다."

이 교수는 자신이 평생에 걸쳐 연구한 활성산소 관련 연구 성과를 응용, 신약 개발과 한국의 기초 과학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꿈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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