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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판매 5개월째 늘고 산단 가동률 82%…깨어나는 제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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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한국의 제조 산업현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깊은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다.

반도체·석유화학·차 일제히 활기 #국가산단 가동률 4년만에 최고 #조강 생산량도 2년만에 최대

19일 한국전력의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가장 최신 통계인 지난 3월 전력 판매량은 총 4만3074GWh(기가와트시)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5% 늘었다. 전력 판매량은 경기 흐름을 가늠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줄곧 감소하던 전력 판매량은 지난해 11월에 0.1% 늘며 반등한 이후 5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수출 호조와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주요 산업체의 생산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산업용 전력 사용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3월 기준으로 반도체(9.5%), 석유화학(6.0%), 자동차(4.7%) 등 주요 업종에서 전력 판매량이 일제히 증가했다.

한국 제조업이 밀집해 있는 국가산업단지도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5월 70.4%까지 떨어졌던 국가산단 가동률은 올해 3월 82.1%까지 올랐다. 2017년 3월(82.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업종별 가동률을 보면 운송장비가 90.8%에 달했고, 철강 82.0%, 석유화학 86.7%, 섬유의복 72.4% 등이다.

제조업 경기를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로 활용되는 조강 생산량 역시 꾸준히 확대돼 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조강은 가공되기 전 강괴 형태의 철강을 말한다. 한국철강협회 통계를 보면, 3월 조강 생산량은 606만2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늘며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2019년 5월(627만5000t) 이후 최대다. 지난 1분기 제조업 국내 공급지수도 105.6(2015년=100)으로 한 해 전보다 3.3% 증가하며 4분기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통계청).

그러나 한국 제조업 생산 현장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올해 생산량 증가는 지난해 글로벌 수요 위축에 따른 기저 효과 영향이 크다. 주요 공단 내 영세기업들은 여전히 코로나19의 타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들어 산업 전체적으로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 회복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며 “다만 반도체 수급난을 겪는 자동차 업종이 위축되고, 코로나19 4차 유행 우려로 인한 내수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완벽한 회복 추이를 확인하려면 두세 달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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