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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송영길 불러 “선거 때 일 잊고 당 화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울산 테크노산업단지에서 열린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전략보고’ 행사장에 송영길 민주당 대표, 송철호 울산시장(왼쪽부터)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부유식 풍력발전은 발전기를 바다 위에 띄워 먼바다의 강한 바람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력 생산 효율이 높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울산 테크노산업단지에서 열린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전략보고’ 행사장에 송영길 민주당 대표, 송철호 울산시장(왼쪽부터)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부유식 풍력발전은 발전기를 바다 위에 띄워 먼바다의 강한 바람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력 생산 효율이 높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 송영길 대표와 청와대에서 오찬을 했다고 6일 더불어민주당이 밝혔다. 송 대표가 대표로 선출된 지 이틀 만이다. 오찬에는 문 대통령과 송 대표,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 등 네 사람이 참석해 한 시간가량 진행됐다고 한다.

대표 선출 이틀 뒤 오찬 자리 #정권 말 당·청 관계 재정립 신호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선거(민주당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때 있었던 모든 일들은 모두 깨끗이 다 잊어주시고 화합해 원팀으로 당을 잘 이끌어 갔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송 대표 역시 “(문재인 캠프) 선대본부장까지 맡았는데 날 왜 비문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겪은 고충을 언급했다고 한다.

오찬은 문 대통령의 초청으로 마련됐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당이 송 대표를 중심으로 화합하길 바란다’고 당부하고, 송 대표는 ‘책임지고 문 대통령의 남은 임기 1년 동안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고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송 대표가 2017년 대선에서 총괄선대본부장으로서 화합의 리더십으로 원팀을 이뤄낸 역량이 있는 분인 만큼 앞으로 민주당을 화합으로 잘 운영해 갈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송 대표도 “부동산과 백신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대통령과 지속적으로 논의하며 당정이 함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올바른 방향이다. 같이 힘을 합쳐 대처해 나가자”고 답했다는 게 고 수석대변인의 설명이다. ‘부동산과 백신 문제를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송 대표의 발언을 두고는 “검찰개혁 등 당내 분란의 소지가 있는 민감한 사안은 신중하게 추진하겠다는 뜻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당내에서 나온다. 지난 3일 문 대통령과 송 대표 사이에 이뤄진 통화 내용도 큰 줄기는 비슷했다.

두 사람은 6일에도 울산에서 조우했다. 울산시 남구 3D프린팅 지식산업센터에서 열린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전략보고’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신임 송 대표에게 힘을 싣고 있는 건 정권 말 지지율 하락으로 당·청 관계 재정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지금까지 당·청 관계는 청와대가 정부와 미리 협의해 당에 지시·통보하는 식이었다. 이에 대한 내부 불만이 적지 않았다”며 “대통령제 국가에서 당이 정책을 온전히 주도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당 지도부가 청와대에 전하는 불만에 대해선 관심을 갖겠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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