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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대통령 이어 외무장관도 막말 “중국, 추악한 멍청이…꺼져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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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도로 록신 필리핀 외무 장관. [로이터=연합뉴스]

테오도로 록신 필리핀 외무 장관. [로이터=연합뉴스]

필리핀 외무 장관이 개인 트위터에 욕설과 함께 중국을 비방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오도로 록신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중국, 내 친구여 (내가) 얼마나 정중하게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자, 어떻게 된 건지 보자…오…꺼져버려”라고 적었다.

그는 또 중국을 “중국의 친구가 되고 싶어하는 잘생긴 남자에게 관심을 쏟는 추악한 미련퉁이(oaf)”라고 표현하며 “우리 우정에 무슨 짓을 한 거냐? 우리는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마닐라 주재 중국 대사관 측은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고 있다.

록신 장관의 발언은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싸고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나왔다. 현재 남중국해의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휘트선 암초(Whitsun Reef) 지역에는 중국 선박 200여 척이 지난달 초부터 정박 중이다.

필리핀은 중국이 영유권을 침해했다고 보고 즉각 중국 선박들의 철수를 요구했다. 지난달 4일부터는 해안경비대 함정을 인근 해역으로 보내 경계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날 필리핀 델핀 로젠자나 국방장관은 경계 근무를 이어가는 등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하지만 중국 측은 영유권을 주장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자국 선박들이 악천후를 피해 몰려 있을 뿐이라며 분쟁을 확대하지 말고 함정을 철수시키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 4월 14일 남중국해 휘선 암초 지역에 정박 중인 중국 선박 곁을 필리핀 해안경비대가 순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4월 14일 남중국해 휘선 암초 지역에 정박 중인 중국 선박 곁을 필리핀 해안경비대가 순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로이터 통신은 집권 이래 중국과 우호 관계를 유지해온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도 “좋은 친구”가 되길 원하지만 “실제로 타협 대상이 아닌 것들도 있다”며 태도 변화를 보였다고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분쟁 해역에서 중국에 도전하는 것은 폭력으로 이어질 뿐이다. 중국과 ‘좋은 친구’로 남아야 한다”면서도 “남중국해에 군함을 보낼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중국은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U자형 태로 9개 선을 그어 남중국해 90%가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2016년 헤이그 국제상설중재재판소는 중국의 주장이 국제법에 맞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영유권을 주장하며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인접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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