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韓 코로나 대응 잘했지만 최고 수준 가계부채 산 넘어 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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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줄이고 경제적 충격을 줄이는 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부문별로 고르지 못한 ‘K자형 회복’과 최고 수준의 가계부채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30일 IMF는 ‘산 넘어 산 : 코로나19를 넘어 나아가는 한국(Mountains after Mountains: Korea is Containing COVID-19 and Looking Ahead)’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한해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정책 대응에 대한 IMF의 대체적인 평은 긍정적이다.

30일 IMF가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진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바라본 광화문 주변. 연합뉴스

30일 IMF가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진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바라본 광화문 주변. 연합뉴스

IMF는 우선 한국이 굳건한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과 방역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위기를 잘 헤쳐나갔다고 진단했다. IMF는 “광범위한 검사, 감염 경로 추적, 중증 환자 맞춤 치료 등의 방역 정책으로 다른 국가보다 낮은 감염률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지난해 피해 근로자와 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 등으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에 그치며 주요 20개국(G20) 중 역성장 폭이 가장 적었다.

한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지만, 분야별로 불평등한 회복 양상은 문제점으로 꼽혔다. IMF는 “수출이 반등하고 기업 투자도 늘었지만, 서비스와 소비는 코로나 이전보다 적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이러한 K자형 회복과 불확실성에 대비해 적절한 재정 지원과 통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봤다.

한국의 거시금융정책도 코로나19 위기를 비교적 잘 견뎌냈지만, 대규모 가계 부채는 ‘산 넘어 산’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IMF는 “가계부채가 가처분소득의 190%를 넘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이고 부동산담보대출의 비중이 크다”며 “중소기업의 신용대출은 절반가량이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이라고 밝혔다.

IMF는 앞으로 경제활동이 정상화함에 따라 성장잠재력과 포용력을 키우기 위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IMF는 “한국은 특출한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수십년간 생활 수준의 개선은 점점 느려졌고 생산성은 다른 선진국보다 낮다”고 밝혔다.

IMF는 “한국판 뉴딜이 서비스 분야 생산성을 높이고 여성·청년·노인이 직면한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탄소가격제 강화 등 녹색 투자를 유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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