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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대표 한표 달라" 초선 앞 허리 굽힌 국민의힘 중진 4인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유의동(오른쪽부터), 권성동, 김기현, 김태흠 의원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초선들과의 대화-원내대표 후보에게 듣는다' 토론회에 앞서 초선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30일 의원총회를 열어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뉴스1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유의동(오른쪽부터), 권성동, 김기현, 김태흠 의원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초선들과의 대화-원내대표 후보에게 듣는다' 토론회에 앞서 초선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30일 의원총회를 열어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뉴스1

국민의힘 원내대표 출사표를 던진 도합 ‘14선’의 국회의원 4명이 26일 당내 초선 의원 앞에 섰다. 원내대표 후보와 초선 의원 간 간담회가 예정된 이날 오후 2시, 간담회장 앞에 4선의 권성동ㆍ김기현, 3선의 김태흠ㆍ유의동 의원이 일렬로 서서 입장하는 초선 의원들에게 “잘 부탁드립니다” “한표 찍어주소”라며 연신 허리를 굽혔다.

‘선배님’들의 반절에 대한 초선 의원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 느긋하게 입장하던 허은아 의원은 도열한 중진 의원들을 보자 “다들 먼저 와 계시네”라고 혼잣말하며 종종걸음으로 속도를 높였다. 조수진 의원은 허리를 굽힌 중진 의원들을 향해 “매일 경선해야겠어요”라고 농담했다. 정시에 맞춰 나타난 안병길 의원은 “아이고 쑥스럽습니다”라며 먼저 인사했다.

각 당의 국회의원을 대표하는 원내대표는 철저하게 당 소속 의원만의 투표로 뽑는다. 투표에 민심이나 여론보다, 의원 간의 친소관계 등이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 가장 예측하기 힘든 선거 중 하나로 꼽힌다. 이날 간담회 자리는 국민의힘 최대 세력인 초선 의원들이 마련했다. 당 소속 101명의 의원 중 56명이 초선이다. 이들의 표심이 원내대표 선거 향배를 가를 것으로 예상돼 4명의 후보는 초선을 향한 치열한 구애를 폈다.

‘투쟁’ vs ‘협상’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권성동, 김기현, 유의동, 김태흠 의원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초선들과의 대화-원내대표 후보에게 듣는다' 토론회에 참석해 순번 추첨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권성동, 김기현, 유의동, 김태흠 의원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초선들과의 대화-원내대표 후보에게 듣는다' 토론회에 참석해 순번 추첨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날 간담회에서 후보들은 자신이 원내대표로 선출된 이후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 과제로 ‘부동산 문제’를 꼽았다. 임대차 3법과 세제의 개편 등을 통해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고, 나아가 내년 대선 승리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주장이었다.

대여 전략과 관련해선 김기현ㆍ김태흠 후보는 ‘투쟁’에, 반면 권성동ㆍ유의동 후보는 ‘협상’에 방점을 찍었다.

먼저 발언에 나선 김태흠 후보는 “야당 역시 국정운영에 협조할 건 해야 한다”라면서도 “여당이 야당을 무시하고 원칙도 없이 몰고 가는 이런 상황에서 여당에 끌려다니는 건 양보가 아니라 굴종이다.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후보는 “낮에는 투쟁, 밤에는 공부하겠다”며 “야당의 무기는 국민 설득이다. 낮에 싸우되, 실력을 배양해 논리로써 여당을 이겨내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반면 권성동 후보는 “무조건적인 싸움은 능사가 아니라고 본다”며 “싸움의 명분을 찾기 위해서라도 협상은 해야 된다. 협상 7, 투쟁 3으로 방향을 설정하겠다”고 말했다. 유의동 후보는 “강 대 강 대치는 우리에게 유리한 전략이 아니다. 의석수 ‘174 대 101’에서 보듯 물리적인 저지력이 약하다”며 “전선은 민심을 얻을 수 있는 곳에 전략적으로 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김태흠(왼쪽부터), 권성동, 유의동, 김기현 의원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초선들과의 대화-원내대표 후보에게 듣는다'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30일 의원총회를 열어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뉴스1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김태흠(왼쪽부터), 권성동, 유의동, 김기현 의원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초선들과의 대화-원내대표 후보에게 듣는다'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30일 의원총회를 열어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뉴스1

초선 의원들은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처음 만났을 때 어떤 촌철살인의 발언을 할 것이냐”도 물었는데, 이에 대한 4명 후보의 답변은 이랬다(답변순).

▶김기현 후보=“정치는 머릿수와 주먹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와 가슴으로 하는 것이다.”

▶김태흠 후보=“지극히 협소하다는 뜻의 ‘호중지천(壺中之天)’이란 사자성어를 건네고 싶다.”

▶권성동 후보=“진짜 상생ㆍ협력의 정치를 보여주자. 같은 강원도 출신끼리 ‘강원도의 힘’을 보여주자.”

▶유의동 후보=“감사하다. 덕분에 제가 당선될 수 있었다. 민심은 거부하고 ‘문심(文心)’만 지키려고 하니까.”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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