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떠난 국힘…조해진, 차기 '킹 메이커' 도전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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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부재와 당 내 혼란속에 국민의힘의 당권 경쟁이 본격화됐다. 새로 선출되는 당 대표는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당내 후보를 선출하는, 이른바 ‘킹 메이커’의 역할을 맡게 된다. 당권 주자로 자천ㆍ타천 거론되는 인사만 현재까지 7명이 넘는다.

조해진, 첫 공식 당 대표 출마 선언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뉴스1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뉴스1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우리 앞에 놓인 역사적 사명에 헌신하기 위해서 이번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당내 첫 당 대표 출마 선언이다. 조 의원은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의 필수조건인 범야권 대통합, 후보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선 열린 리더십, 소통하는 리더십, 포용과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이 일을 제가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을 지역구로 둔 3선 의원이다. 조 의원은 자신을 “수도권의 이미지를 가진 영남 출신”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수도권 이미지의 수도권 출신, 영남 이미지를 가진 영남 출신보다 훨씬 당의 외연에 도움이 되는 특징과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며 “당 대표가 되면 우리 당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당, 이성과 상식에 따라 합리적이고 균형적인 당의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국민의힘의 당 대표 경선 일정은 결정되지 않았다. 30일 선출되는 새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김종인 체제’에서 임명된 다른 비대위원들과 함께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일정을 논의할 방침이다.

전당대회 일정도 안 나왔는데…당권 경쟁 후끈

다만 당 대표 선출 일정과 상관없이 국민의힘 내부에선 당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날 출마를 선언한 조 의원을 비롯해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사람만 7명이 넘는다.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혀온 5선 조경태(부산 사하을), 4선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3선 윤영석(경남 양산갑), 초선 김웅(서울 송파갑) 의원은 공식 출마 선언만 남겨두고 있다.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당권 도전을 두고 막바지 저울질 중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4ㆍ7 재ㆍ보궐선거 완승으로 당 대표 경쟁이 치열해진 게 사실”이라며 “당권 도전을 고려 중인 복수의 초선 의원과 원외 인사를 포함하면 잠재적 당권주자는 10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임기가 끝난 김종인 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으로부터 당원 일동 감사패를 받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사퇴 이후 주 권한대행을 자주 비판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임기가 끝난 김종인 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으로부터 당원 일동 감사패를 받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사퇴 이후 주 권한대행을 자주 비판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인사들끼리 이른바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홍문표 의원은 주 권한대행을 향해 “자당의 원내대표가 다른 당 후보를 밀기 위한 음모와 야합의 정치를 한 행위이기에 당 차원에서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연일 비판 중이다. 최근 김 전 위원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4ㆍ7 재ㆍ보궐선거 경선 과정을 두고 “주 권한대행이 뒤로는 안철수와 작당을 했다”고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김웅 의원도 전날 김무성 전 대표가 주도하는 원외 의원 모임인 ‘마포포럼’에서 주 권한대행을 겨냥했다. 그는 “주 권한대행이 김 전 위원장에게 ‘다시 모시는 일 없게 하겠다’면서 박수 쳐 버리고 갔다. 썩 좋은 것은 아니었다”며 “김 전 위원장이 쫓겨났다는 모욕감을 느꼈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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