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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간 이름도 없이 묻혔다…英 위해 싸운 35만 영웅의 비극

중앙일보

입력

흑인과 아시아계 병사들이 영국을 위해 싸우다 전사했음에도 인종차별 때문에 묘비조차 갖지 못한 것과 관련, 영국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가 있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연방 전쟁 묘지 위원회는 조사 결과 수십만 명의 전쟁 사상자가 '노골적인 편견'의 결과로 묘비조차 갖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시 대영제국을 위해 싸우다 전사했음에도 아프리칸이나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이들에겐 묘지 비석이 없었다는 것이다.

영연방 전쟁 묘지 위원회는 조사결과 흑인과 아시아계 병사들이 영국을 위해 싸우다 전사했음에도 인종차별 때문에 묘비조차 갖지 못했다고 밝혔다. [트위터]

영연방 전쟁 묘지 위원회는 조사결과 흑인과 아시아계 병사들이 영국을 위해 싸우다 전사했음에도 인종차별 때문에 묘비조차 갖지 못했다고 밝혔다. [트위터]

데일리메일은 "아프리카와 중동 등지에서 발생한 35만 명의 전쟁 사상자가 (묘비에) 이름도 남기지 못한 채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영국 노동당의 데이비드 래미 의원(사진)은 인종차별로 인해 묘비를 갖지 못한 전사자들 문제를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노동당의 데이비드 래미 의원(사진)은 인종차별로 인해 묘비를 갖지 못한 전사자들 문제를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데일리메일은 "제1차 세계대전(1914~1918) 직후, 대영제국의 비유럽인 전사자들은 지구 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버림받았다"고 보도했다. 영국군 백인 병사들이 기념비에 그들의 이름을 새겨넣을 수 있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보고서는 "전사한 모든 병력은 똑같이 기념되어야 함에도 그러지 못했다"면서 "특별위원회 조사를 통해 확인된 전사자들은 100년 전과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기억될 만하다"고 강조했다.

영연방 전쟁묘지 위원회는 제1차, 제2차 세계대전에서 숨진 영연방 병사들을 기리기 위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트위터]

영연방 전쟁묘지 위원회는 제1차, 제2차 세계대전에서 숨진 영연방 병사들을 기리기 위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트위터]

이 보고서는 가이아나 이민자 후손인 데이비드 래미 영국 노동당 의원의 지적에 따라 지난 2019년부터 조사가 이뤄지면서 작성되기에 이르렀다.

영국 노동당의 데이비드 래미 의원(앞 가운데) [AP=연합뉴스]

영국 노동당의 데이비드 래미 의원(앞 가운데) [AP=연합뉴스]

데일리메일은 "조사결과는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에 의해 발표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 [로이터=연합뉴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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