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겨울운동 ´잘하면 보약, 잘못하면 독약´

중앙일보

입력

겨울엔 마음 먹은대로 운동하기가 쉽지 않다. 다른 때는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겨 타던 길이 빙판길로 변하기도 하고 매서운 추위 속에 몸이 움츠러들어 등산, 달리기도 선뜻 내키지 않는다. 더욱이 자칫 추운 날씨 속에 무리하게 잘못된 운동을 하다 뇌졸중, 협심증, 관절염 같은 병을 얻을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지적이고 보면 더욱 그렇다. 그렇다고 긴 겨울 내내 건강을 위한 운동을 마냥 접어둘 수만은 없다. '잘하면 보약, 잘못하면 독약'이라는 겨울철 운동 요령을 전문가들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준비 운동, 마무리 운동을 꼭 챙기자=추워지면 우리 몸은 잠에서 일어나 일상 생활을 시작하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진다. 따라서 겨울철 운동은 서서히 운동량을 늘려가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겨울이 되면 추위로부터 몸을 지키려는 몸의 생리적 작용으로 인해 중풍이나 심장병이 더 잘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이 있는 경우 등은 겨울철 새벽 운동은 가능하면 삼가하고 저녁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고려대 안산병원 순환기내과 안정천 교수는 "여름과 겨울 사이에는 5~10㎜Hg의 혈압 차이가 있으며 가을에서 겨울에 걸친 한랭기에 혈압이 높아진다"며 "따라서 몸이 채 활성화되기 전 추운 바깥에서 운동을 하다보면 뇌졸중, 심근경색 등이 초래될 수 있으므로 겨울철 운동은 되도록 낮 시간이나 몸이 충분히 활성화된 저녁에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겨울철 운동에서는 자칫 발목이나 무릎, 허리 등을 다치는 일이 있을 수 있다. 다른 때보다 운동량이 적어 몸이 뻣뻣하기 쉽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겨울 운동에서는 어느 때보다 준비 운동과 마무리 운동을 꼭 챙길 필요가 있다.

★겨울 등산은 체력소모 보충에 신경써야=등산은 일반 운동에 비해 높은 칼로리를 요구한다. 시간당 600~1080㎉정도를 사용해 빨리 걷기나 수영의 두 배쯤 된다. 등산 3시간이면 일상 생활에서 하루 소모하는 열량을 모두 사용하는 셈이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 여름철보다 에너지가 더 소모된다. 따라서 초콜릿, 건과류 등 고열량의 비상식량을 준비해 허기지지 않도록 틈틈이 먹는 것이 좋다. 수분 보충도 중요하다. 평소 우리 몸의 수분 함유량은 체중의 60% 정도. 일상적인 생활을 할 때는 하루 3ℓ정도가 빠져나가고 들어온다. 그러나 오랜 시간 등반하면 1~1.5ℓ이상의 추가 손실이 생길 수 있다.

체내에서 빠져나간 물을 보충해주지 않으면 혈액이 걸쭉해져 혈행이 나빠진다는 설명이다. 동맥 경화 환자에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수시로 물을 마셔야 한다.

겨울 등산에서도 마찬 가지로 준비운동과 마무리 운동이 중요하다. 준비운동은 심장의 갑작스러운 부담과 긴장을 완화시킨다. 또 산행 중 흔히 발생하는 관절이 삐는 것도 예방할 수 있다. 산행 후에도 스트레칭으로 관절을 풀어주고 뜨거운 물로 몸을 충분히 이완시켜주면 좋다. 특히 산행이나 운동 중 흉통을 느낀 사람들은 절반 이상이 심장혈관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전문의의 설명이다. 이 경우는 반드시 의사를 찾아 정밀검사를 받도록 해야한다.

(도움말=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오동주 교수, 고려대 안암병원 재활의학과 강윤규 교수, 고려대 안산병원 순환기내과 안정천 교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