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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구치소 복귀하던 날...기장군수는 청와대에 두 번째 “ 이재용 사면” 청원

중앙일보

입력

급성 충수염 수술을 받고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일 오후 서울구치소로 복귀했다. 지난달 19일 응급수술을 받은 지 27일 만이다.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는 이날 오후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청와대에 발송했다. 지난 2월에 이어 두 번째다. 오 군수는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님께 드리는 호소문’이라는 서신에서 “이 부회장이 병원에서 퇴원해 구치소로 복귀한다는 보도를 보고 두서없이 이렇게 펜을 들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기장군은 147만8772㎡(약 45만 평) 부지에 군비 3197억원을 투입해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오 군수는 “산업단지는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을 창출하는 메카로 자리 잡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며 “대기업 총수가 구속된 상태에서 어떤 전문경영인이 투자 결정을 쉽사리 내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동맹’을 내세워 현지 투자를 늘려 달라는 압박을 받고 있지만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다.

오 군수는 “그가(이재용 부회장) 있어야 할 곳은 구치소가 아니라 경영 일선이어야 했다”며 말했다. 이어 “지금 대한민국은 코로나19와 방역 전쟁뿐 아니라 경제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이 부회장을 사면해 코로나와 경제 전쟁에 참전시켜 줄 것을 대통령에게 읍소한다”고 호소했다.

오 군수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이 부회장을 알지 못하고, 동남권 의·과학 단지 조성과 삼성은 인연이 없다”며 “그래도 서민경제·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감히 용기를 내 대통령께 편지를 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1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이재용 부회장을 사면하라”고 썼다. 최근 손경식 경영자총협회 회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경제단체장 중에는 처음으로 “이 부회장이 이른 시일 내 경영에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칫하면 한국이 반도체 강국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 삼성이 반도체 주도권을 이어가려면 (이 부회장을) 늦어도 광복절 즈음에 특별사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15일 오후 늦게 처방약 등을 챙겨 서울구치소로 복귀했다. 병원 측은 입원 치료가 더 필요한 것으로 봤지만, 이 부회장이 “더는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퇴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수술 후 고열에 시달리며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현재 입원 전보다 7㎏ 이상 몸무게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이 두 차례에 걸쳐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고 입원 기간이 27일로 길어졌다.

이 부회장은 서울구치소 복귀 일주일 후인 오는 22일 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의혹 첫 공판에 참석해야 한다. 첫 공판은 당초 지난 1월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미뤄졌다.

박형수·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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