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금강·영산강 보 개방 후 녹조 95% 줄어…일부 개방 낙동강 미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4대강 금강 세종보를 찾은 가마우지들이 떼를 지어 이동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4대강 금강 세종보를 찾은 가마우지들이 떼를 지어 이동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4대강의 16개 보 중 11개 보를 개방한 결과 금강과 영산강을 중심으로 수질이 개선됐다고 환경부가 13일 밝혔다. 2017년 6월부터 2020년 하반기까지 관측한 결과다.

이날 환경부가 공개한 4대강 보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2020년 12월 기준 개방 이력이 있는 11개 보 중 보 개방시간이 긴 금강과 영산강을 중심으로 녹조가 크게 감소했다. 유사한 기상조건이었던 2013~2017년 대비 2019년의 금강과 영산강의 녹조는 평균 95% 이상 감소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체류시간이 최대 88% 짧아지고, 물살이 최대 813% 빨라지는 등 물 흐름이 개선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보 개방 전후. 자료 환경부

세종보 개방 전후. 자료 환경부

2017년부터 완전개방 일수를 따져보면 금강과 영산강 보의 개방율이 높았다. 금강 세종보는 총 1072일간 완전개방했고, 공주보 962일, 백제보는 183일간 수문을 완전히 열었다. 영산강 승촌보(248일), 죽산보(143일)도 여러 차례 문을 열었다. 반면 낙동강은 구미보 7일, 달성보, 7일, 합천창녕보 83일로 수문을 연 날이 비교적 적었다.

2018년 폭염 당시 경남 창녕군 창녕함안보의 수문 인근이 녹조 현상으로 초록빛을 띄고 있다. 뉴스1

2018년 폭염 당시 경남 창녕군 창녕함안보의 수문 인근이 녹조 현상으로 초록빛을 띄고 있다. 뉴스1

여름철 일부 부분개방에 그쳤던 낙동강은 강수량이 많았던 2020년을 제외하고는 녹조 저감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다. 퇴적물에서 모래 비율이 줄어들고 유기물질이 늘어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측은 “낙동강 수계는 개방폭이 작고 개방 기간이 짧아, 개방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물 잘 흐르니 강바닥도, 모래톱도 깨끗해졌다 

물 흐름이 느리면 강 바닥에 입자 작은 퇴적물과 유기물이 쌓이고 썩으면서 뻘 형태를 띤다. 보 개방 후 유속이 빨라지자 뻘 형태에서 모래가 많은 흙으로 바뀐 영산강 죽산보 퇴적물 사진. 자료 환경부

물 흐름이 느리면 강 바닥에 입자 작은 퇴적물과 유기물이 쌓이고 썩으면서 뻘 형태를 띤다. 보 개방 후 유속이 빨라지자 뻘 형태에서 모래가 많은 흙으로 바뀐 영산강 죽산보 퇴적물 사진. 자료 환경부

금강과 영산강을 중심으로 강 바닥의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퇴적물이 쌓이는 현상도 줄었다. 산소가 풍부해지고 자잘한 퇴적물이 씻겨내려가면서 강 바닥이 찐득한 뻘 형태에서 깨끗한 모래흙으로 바뀌었다. 영산강 죽산보에서는 보 개방 전과 대비해 모래 비율이 1.7배나 늘어났고 금강 공주보는개방 후 퇴적물 내 유기물질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물 흐름이 원활해지면서 모래톱도 늘었다. 13개 보를 통틀어 축구장 627개 면적만큼의 모래톱이 늘어났고, 수변공간은 축구장 2011개만큼 늘었다. 금강과 영산강 인근에는 황새, 흑두루미 등 멸종위기종을 비롯해 물새류도 늘어났다.

그러나 수질을 나타내는 유기물, 영양염류 등 수치는 보 개방 이후 특별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상류의 수질에 보다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란 게 환경부 측 설명이다.

낙동강, 수문 열면 '취수제약' 많아… 추가 방안 검토 

자료 환경부

자료 환경부

환경부에 따르면 금강과 영산강은 보 개방으로 수위가 변해도 취수‧양수에 문제가 없었으나 낙동강 수계는 일부만 개방해도 취수‧양수에 차질을 빚는 수위까지 내려갔다.

이에 대해 박미자 4대강조사평가단장은 "한강과 낙동강에 대해서는 취양수장 개선 계획을 올해 안으로 수립하고, 민간·지자체와 협의해 취수·양수구의 위치를 개선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 시대에 맞게 보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현재 금강 세종보와 공주보는 완전개방, 백제보는 부분개방 상태다. 낙동강 8개 보 중 6개, 영산강 2개보는 부분개방 중이고, 한강은 문을 연 보가 없다. 박 단장은 “보 개방으로 물 흐름이 개선되면서 여러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났다”며 “올해 한강과 낙동강 보의 운영 개성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