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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면 학생 감소에 10년간 폐교 421곳…'지방대 미달' 이유있었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68년 역사의 부산 동구 좌성초등학교는 지난 2월 19일 졸업식을 겸해 ‘폐교식’을 했다. 11년 전만 해도 200여명의 학생으로 북적이던 학교에 50여명밖에 남지 않게 되자 결국 600여 미터 거리의 옆 학교와 통합하기로 했다.

지난 2월 19일 부산 동구 좌성초등학교에서 졸업식과 폐교식이 동시에 열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2월 19일 부산 동구 좌성초등학교에서 졸업식과 폐교식이 동시에 열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처럼 학생 수가 적어 교문을 닫게 된 초·중·고교는 지난 10년간 421곳에 달한다.

특히 최근 1년간(2019년 3월~2020년 3월) 폐교 수가 전국 50곳으로, 직전 3년(2016년 3월~2019년 3월) 평균 폐교 수(35.3개교)보다 늘었다. 저출산의 여파가 학령인구 감소로 이어지면서 비수도권 지역 학교들이 먼저 타격을 입고 있다.

늘어난 폐교…인구 줄지만 읍·면 학령인구 더 크게 줄어 

5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교육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982년부터 지난해까지 폐교된 학교가 총 3834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66%인 2539곳이 1991~2000년 사이에 사라졌다. 90년대엔 해마다 평균 254곳의 학교가 문을 닫았다. 신도시에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는 등 개발이 크게 이뤄지면서 수도권·광역시로 인구가 몰린 반면 지방 농어촌의 인구수는 급감했기 때문이다.

시·도별 폐교보유 현황. 폐교 후 매각되지 않고 교육청이 소유한 채 임대하거나 활용하고 있는 학교들을 말한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시·도별 폐교보유 현황. 폐교 후 매각되지 않고 교육청이 소유한 채 임대하거나 활용하고 있는 학교들을 말한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6~17세 학생의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1970년에는 면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이 절반 이상이었다. 1970년 당시 6~17세가 1008만여명인데, 그 중 518만 명(51.4%)이 면지역 거주자다. 시지역 거주자는 397만 명(39.3%)으로 이보다 적었다.

하지만 현재(2019년 기준)는 6~17세 인구 546만 명으로 반토막이 났을뿐더러, 이 중 455만 명(83.3%)은 시 지역에 살고 있다. 읍 지역에는 59만명(10.8%), 면 지역은 32만 명(5.9%)밖에 되지 않는다.

초·중·고 폐교 다음은 대학?…"신입생 미달 가속화될 것"

교육계에서는 수도권 집중에 이어 학생 수까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지방 학교가 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초등학교 입학생 수는 42만 명이었는데, 지난해 태어난 사람은 27만 명으로 추산된다.

2021 정시모집 지역별 평균 경쟁률(최초 모집 기준)

2021 정시모집 지역별 평균 경쟁률(최초 모집 기준)

학생 급감에 따라 지역 대학의 신입생 미달 사태가 가속화할 우려도 크다.

2021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상당수 대학들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추가모집에서도 지원 현황을 공개한 92개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0.17대 1에 그쳤다. 몇몇 대학에서는 신입생 모집 부진 책임을 지고 총장이 물러나거나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학내 목소리가 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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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학령인구 감소는 초·중·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학 입학 자원의 고갈로 이어지고 특히 수도권 이외 지방 지역에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대학 신입생 미달 사태는 앞으로도 지방 소재 대학을 중심으로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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