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확대 한달, 학생 감염 이전과 비슷···집단감염 우려 여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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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3월 새 학기부터 등교 수업을 확대했지만 학생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추이는 개학 이전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교 확대가 감염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아직까지는 현실화하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최근 일부 학교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있어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개학 전후 학령기 인구 감염 현황.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개학 전후 학령기 인구 감염 현황.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개학 이후인 3월 7일부터 20일까지 2주간 학령기(3~18세) 확진자는 526명으로 전체 확진자(5526명)의 9.5%로 나타났다. 개학 이전인 2월 같은 기간(2월 7일~20일) 학령기 확진자가 615명으로 전체(6020명) 10.2%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약간 줄어든 수치다.

일주일 단위로 봐도 학령기 감염 비율은 2월 7일~13일에 10.9%, 14일~20일까지는 9.7%였고, 개학 이후인 3월 7일~13일에는 10.1%, 14일~20일에는 8.8%로 비슷한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유·초·중·고 학생 중 지난 한 달간(3월 1일~31일) 코로나19 확진자는 1068명이다. 같은 기간 발생한 전체 확진자(1만2870명)의 8.3%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낮은 비수도권이 등교를 더 많이 했지만 학생 확진자는 여전히 수도권 위주로 발생하고 있다. 지역별로 전체 확진자가 많은 경기(399명)와 서울(324명)에서 학생들도 가장 많이 감염됐고, 인천(66명)·충북(34명)·경남(33명)·강원(32명)이 뒤를 이었다. 전남(9명)·광주(8명)·제주(7명)·대전(3명)은 한 달간 학생 확진자가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3월 유·초·중·고 확진자 현황.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3월 유·초·중·고 확진자 현황.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중·고교서 발생하던 집단감염…초등학교도 비상 

등교 확대가 곧바로 감염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교육 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 산발적으로 집단감염 의심 사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집단 감염은 주로 중·고등학교에서 나타났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지난달 30일 학생 확진자가 나온 후 1일까지 같은 학년 학생 6명을 포함해 교사·가족 등 10명이 더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학교는 확진자 발생 이후 이달 13일까지 전 학년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서울 광진구, 강남구 중학교에서도 확진자가 잇따랐다.

단체생활을 하는 기숙사에서 집단 감염도 문제가 됐다. 강원도 삼척시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지난달 6일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학생이 감염된 이후 같은 방을 쓴 학생과 같은 반 학생 등도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최초 확진 학생은 기숙사 입소 전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기숙사에서 생활한 지 6일 만에 감염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달 축구부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강동구의 고등학교. 연합뉴스

지난달 축구부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강동구의 고등학교. 연합뉴스

서울 강동구 광문고에서도 기숙사 생활을 하는 축구클럽 학생이 지난달 5일 확진 판정을 받은 후 같은 달 22일까지 학생 선수 24명과 일반학생 2명이 추가로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중대본은 두 고등학교를 대표적 학교 집단감염 사례로 꼽으며 “단체 기숙사 생활, 개인방역수칙 준수 미흡, 공동식사 등을 통해 추가 전파가 이뤄졌다”고 했다.

최근에는 초등학교에서도 2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달 29일 세종시 종촌초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2일까지 학생 12명을 포함해 총 25명이 관련 확진자로 분류됐다. 세종시는 지난 한 달간 전체 확진자가 42명밖에 되지 않은 데다 지난달 28일까지만 해도 학생 확진자가 없던 곳이라 지역 사회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해당 초등학교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학생·가족 등 검사를 받도록 하고 해당 학교는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며 "질병청에서 역학조사를 진행중이다"고 설명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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