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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카로 침대·밥솥·수저 등 300만원어치 산 적십자 사무총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신희영 회장(사진 오른쪽)이 제25대 김태광 사무총장(사진 왼쪽)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제공 대한적십자사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신희영 회장(사진 오른쪽)이 제25대 김태광 사무총장(사진 왼쪽)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제공 대한적십자사

대한적십자사가 직원들의 법인카드로 신임 사무총장 사택에 들어갈 가구 및 생활용품을 결제해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적십자사 총무팀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 따르면 적십자사 총무팀 직원들은 지난해 12월 12일부터 엿새간 여러 차례에 걸쳐  ‘(기관장) 사택 물품구입비 지출’ ‘기관장 사택 사무 가구·침대·침구류 지출’ 등 명목으로 김태광 신임 총장 사택에서 쓰일 침대, 압력밥솥 등 물품을 구매했다.

적십자사 부산지사 사무처장 출신인 김 총장은 지난해 11월 제25대 적십자사 사무총장으로 임명됐다. 적십자사는 부산에 연고를 둔 김 총장이 서울 본사에서 근무하게 되자 ‘별정직원 주택 및 주택임차자금 지원’ 규정을 신설해 회삿돈으로 김 총장의 서울 거주지를 마련해줬다.

뿐만 아니라 서울 사택에서 사용할 수저·헤어드라이어부터 거실장까지 생활용품 및 가구를 총무팀 법인카드로 처리했다. 이같은 용도로 지출한 금액은 311만원 가량이다.

총무팀 직원들은 물품을 구입하기 위해 평일 근무시간 회사 차를 이용해 서울의 한 마트를 방문했다. 또 휴일에도 경기도 남양주 가구단지와 마트를 방문해 거실장과 침구류, 건조대 등을 구매했다.

적십자사 내부 규정에 따르면 인사이동으로 인해 직원이 거주지를 옮길 경우 기관에서 사택용으로 주택을 구입해 직원에게 대여해 주거나 규정에 따라 그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나 생활용품 등은 개인이 구매해왔다. 법인카드 이용 규정에도 사택 생활용품 구매와 관련된 내용은 없다.

이와 관련해 적십자사 측은 “법인카드 사용 규정에 어긋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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