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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지어 소속 하버드 일본연구소도 "논문 근거에 심각한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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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483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한 시민이 일본군 위안부 역사를 왜곡한 램지어 교수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483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한 시민이 일본군 위안부 역사를 왜곡한 램지어 교수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램지어 교수의 최근 출판물은 하버드대의 일본학 연구자들 사이에서 학문의 실증적인 근거와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사진 하버드대]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사진 하버드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한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에 대해 그가 소속해있는 하버드대 라이셔 일본학연구소(Reischauer Institute of Japanese Studies)도 학문적 우려를 제기했다.

하버드대신문 크림슨은 22일(현지시간) 라이셔 연구소가 지난 15일 성명을 통해 교내 기관 중 처음으로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대해 공식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6일 한국계 석지영 하버드 로스쿨 교수가 뉴요커 기고문을 통해, 지난달 17일 하버드대 카터 에커트 교수와 앤드루 고든 교수가 학술성명을 통해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비판·지적한 바 있지만 하버드 교내 기관 차원의 대응은 처음이다.

연구소는 성명에서 에커트·고든 교수의 학술성명, 글로벌 역사학자 5명의 세부 반박문, 석 교수의 기고문 등을 소개하며 "연구소는 하버드대의 모토인 '진리'(Veritas)를 재확인한다. 우리는 진실의 추구와 최고 수준의 학문적 완결성 지지 약속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소는 학술지 편집자들에게 미국과 국외 학자들이 제기한 우려 사항을 충분히 다뤄야 한다는 요구를 재확인한다"고 덧붙였다. 램지어 교수가 법경제학국제리뷰(IRLE)에 게재하려던 논문에서 다른 학자들의 문제 제기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해당 논문을 철회 또는 수정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버드대 일본학연구소(라이셔 연구소)가 지난 15일 게재한 공식 성명. [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하버드대 일본학연구소(라이셔 연구소)가 지난 15일 게재한 공식 성명. [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또 "우리는 유익하고 정중한 지적 대화와 논의를 증진한다는 연구소의 목적을 재확인한다"며 "그렇게 함으로써 어떠한 형태의 증오 발언, 괴롭힘, 협박도 명백히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연구소 측이 '증오 발언' '괴롭힘' '협박'을 언급한 것은, 최근 이 대학 일본학자들에게 외부의 압력이 이어져서다.

램지어 교수는 최근 살해 협박과 증오 발언을 담은 이메일을 받았고, 메리 브린턴 라이셔 연구소장을 비롯한 다른 일본학 연구자들도 비슷한 메일을 받았다고 크림슨은 지난달 5일 보도한 바 있다. 라이셔 연구소뿐 아니라 다른 하버드대 동아시아언어문명학부 교수들도 '증오 메일'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해진다.

앞서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비판해온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 교수와 에이미 스탠리 노스웨스턴대 교수도 협박 메일을 받고 경찰에 이를 신고한 바 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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