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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투기 의혹“VS“엘시티 특혜 분양?”…비방전 난무하는 부산시장 선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더불어민주당 김영춘(왼쪽)과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18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 선거관리 위원회에서 보궐선거 부산시장 후보 등록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영춘(왼쪽)과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18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 선거관리 위원회에서 보궐선거 부산시장 후보 등록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보름가량 앞으로 다가온 4·7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흑색 선거로 변질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당 후보의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을 연일 쏟아지자 국민의힘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 일가 땅투기 의혹을 제기하며 맞서고 있다. 여야간 비방전이 가열되면서 정책선거는 실종된 상태다.

후보간 비방전은 지난 15일 박 후보가 아내 명의와 의붓딸 명의로 엘시티에 2채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본격화했다. 여기에 지난 18일 박 후보가 거주하는 엘시티를 지난해 4월 의붓아들에게 샀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난타전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박 후보가 의붓아들에게서 분양권을 사면서 지급한 웃돈 1억원을 편법 증여라고 주장한다. 또 의붓아들과 의붓딸 아파트 분양권 2개 모두 엘시티 실소유주인 이영복 회장이 ‘따로 관리하던’ 물량이라고 보고 있다. 이어 김 후보는 박 후보가 최근 선관위에 부산시장 보선 후보로 등록하면서 기재한 주소가 엘시티가 아닌 해운대 다른 곳으로 기재한 이유를 추궁했다.

국민의힘은 엘시티 관련 가짜뉴스가 나돌고 있다며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또 가덕도 신공항 관련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오 전 시장 일가가 부산 강서구 대한제강 가덕도 부지와 경남 김해시 진영읍과 진례읍 등 부지를 통해 최소 346억7천600만원 이상 이익을 얻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한제강 가덕도 부지는 가덕도 신공항 영향으로 땅값이 크게 오르고, 김해시 일대 부지는 향후 KTX 노선이 가덕도로 이어질 경우 개발 이익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영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왼쪽)와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12일 부산 KBS에서 열린 방송토론회에서 토론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왼쪽)와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12일 부산 KBS에서 열린 방송토론회에서 토론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부동산 관련 의혹을 연일 쏟아지면서 정책선거는 실종된 지 오래다. 양측 주요 공약 발표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흑색 선전이 선거에 영향을 주면 피해는 유권자의 몫이라고 우려한다.

이철순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흑색선전은 허위와 진실 사이에서 줄타기하기 때문에 유권자는 감정적으로 투표할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해 후보자의 당락이 바뀌고 유권자가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판단하는 순간 정치 무관심으로 이어진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치 무관심이 지속하면 정치인이 유권자를 무서워하지 않기 때문에 정치는 후퇴한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매니페스토 운동을 전개해야 정책선거로 전환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책 발표를 후보 캠프에만 맡기지 말고 매니페스토단체라든지 제3의 기관에서 공약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유권자에게 공약 정보 노출 기회가 많아져야 정책선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차 교수는 “시장 후보는 공약 발표에 집중하고, 후보 선거캠프에서 후보 검증에 대응하는 등 역할 분담이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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