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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 85만 명, 18년 만에 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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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기업들이 불확실한 경기 상황을 이유로 신규 채용을 줄이면서 구직 기회조차 얻지 못한 젊은 층이 늘었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준비자는 85만3000명이었다. 지난해 2월과 비교해 8만3000명(10.8%) 증가했다. 매년 2월을 기준으로 하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3년 이후 18년 만에 가장 많은 숫자다. 당장 일자리를 구하기보다 취업을 준비하며 대기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코로나 사태로 경기 불확실 #기업들 신규채용 줄인 영향 #취업 포기한 사람도 43만 명

2월 취업준비자 동향.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2월 취업준비자 동향.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연령별로는 20대와 30대 취업준비자(76만명)가 전체의 89%를 차지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0대 취업준비자는 5만명, 30대 취업준비자는 2만4000명 늘었다. 기업의 신규 채용 감소와 함께 서비스업 일자리 축소도 청년 취업준비자를 많이 늘렸다.

고용노동부 조사(1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월 숙박·음식점업에선 일자리 24만 개(전년 동월 대비)가 줄었다. 월간 감소 폭으로는 역대 최대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대면 서비스업에 큰 충격을 줬기 때문이다. 서비스업 일자리는 젊은 층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기업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응답 기업의 63.1%가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라거나 “상반기 신규 채용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청년 니트족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청년 니트족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구직은커녕 아예 취업 준비를 포기하는 ‘니트(NEET)족’도 크게 늘었다. 일하지도 않고 일할 의지도 없으면서 교육·고용·훈련 중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일할 의지는 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나, 장래에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교육·훈련을 받는 취업준비자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1일 ‘국내 니트족 현황과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 니트족(15~29세)은 43만6000명이었다. 2019년보다 24.2%(8만5000명) 늘었다. 2016년(26만2000명)과 비교하면 4년 새 66.4% 증가했다. 니트족이 전체 청년층(15~29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9%였다. 2016년(2.8%)보다 2.1%포인트 높아졌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신규 채용에 부담을 느끼면서 신입보다는 경력을 찾는 현상이 심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비대면 경제도 확산했다. 기존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돼 젊은 층의 일자리 전망을 더 어둡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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