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청년 고용절벽도 더 깊어지고 있다. 기업들이 불확실한 경기상황을 이유로 신규채용을 줄이면서 구직기회조차 가지지 못하는 젊은 층이 늘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사라져도 고용회복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코로나 백수’가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취준생' 급증…역대 최고
21일 통계청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준비자는 85만3000명으로 지난해 2월과 비교해 8만3000명(10.8%) 급증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3년 이후 2월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숫자다.
취업준비자는 직장을 구하지는 않지만 학원·기관에서 강의를 듣는 등 취업 준비를 하는 사람을 뜻한다. 이와 관련한 숫자가 늘었다는 것은 당장 일자리를 구하기보다 취업 준비를 하며 대기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연령별로 보면 20·30대 취업준비자(76만명) 비중이 전체 89%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했다. 증가 폭을 보더라도 20대(58만9000명)·30대(17만1000명) 취업준비자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9%(5만명)와 16.3%(2만4000명) 급증했다.
신규채용 막히고…서비스업 일자리는 급감
정부와 전문가들은 기업 신규채용과 기존 서비스업 일자리 감소가 젊은 층에 타격이 됐다고 본다. 한국경제연구원의 ‘2021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 중 63.6%가 “올해 상반기 신규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라거나“1명도 채용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서비스업 일자리 감소도 청년 취준생을 늘린 이유 중 하나다. 고용부 ‘2021년 1월 사업체 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전년 대비 지난 1월 숙박 및 음식점업 일자리 감소 폭은 24만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코로나19 재확산에 특히 대면 서비스업 일자리가 큰 충격을 받았다. 숙박·음식점 등 서비스업 일자리는 젊은 층이 상대적으로 많이 종사하는 분야다.
“취업준비 안 해”…‘청년 백수’도 급증
청년층 고용단절이 길어지면서 구직은커녕 아예 취업준비도 포기하는 청년 백수인 ‘니트(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도 늘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1일 발표한 ‘국내 니트족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 니트족(15~29세)은 43만6000명으로 2019년보다 24.2%(8만5000명) 급증했다. 2016년(26만2000명)과 비교하면 4년 새 약 1.7배로 늘어났다. 니트족이 전체 청년층(15~29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2.8%에서 지난해 4.9%로 2.1%포인트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 일자리 단절은 코로나19 방역상황이 나아져도 계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가 좋지 않자 기업들이 신규고용에 부담을 느끼면서 신입보다는 경력을 찾는 현상이 심화됐다”면서 “여기에 코로나19로 비대면 경제도 확산하면서 기존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돼 젊은 층 일자리 전망을 더 어둡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