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준생 역대 최대…구직 포기한 청년백수도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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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청년 고용절벽도 더 깊어지고 있다. 기업들이 불확실한 경기상황을 이유로 신규채용을 줄이면서 구직기회조차 가지지 못하는 젊은 층이 늘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사라져도 고용회복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코로나 백수’가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취준생' 급증…역대 최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청년 고용단절도 계속되고 있다. 통계청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 취업준비생(85만3000명)은 2월 기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학생들이 취업 현장 면접을 보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청년 고용단절도 계속되고 있다. 통계청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 취업준비생(85만3000명)은 2월 기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학생들이 취업 현장 면접을 보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뉴스1

21일 통계청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준비자는 85만3000명으로 지난해 2월과 비교해 8만3000명(10.8%) 급증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3년 이후 2월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숫자다.

2월 취업준비자 동향.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2월 취업준비자 동향.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취업준비자는 직장을 구하지는 않지만 학원·기관에서 강의를 듣는 등 취업 준비를 하는 사람을 뜻한다. 이와 관련한 숫자가 늘었다는 것은 당장 일자리를 구하기보다 취업 준비를 하며 대기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연령별로 보면 20·30대 취업준비자(76만명) 비중이 전체 89%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했다. 증가 폭을 보더라도 20대(58만9000명)·30대(17만1000명) 취업준비자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9%(5만명)와 16.3%(2만4000명) 급증했다.

신규채용 막히고…서비스업 일자리는 급감

정부와 전문가들은 기업 신규채용과 기존 서비스업 일자리 감소가 젊은 층에 타격이 됐다고 본다. 한국경제연구원의 ‘2021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 중 63.6%가 “올해 상반기 신규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라거나“1명도 채용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서비스업 일자리 감소도 청년 취준생을 늘린 이유 중 하나다. 고용부 ‘2021년 1월 사업체 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전년 대비 지난 1월 숙박 및 음식점업 일자리 감소 폭은 24만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코로나19 재확산에 특히 대면 서비스업 일자리가 큰 충격을 받았다. 숙박·음식점 등 서비스업 일자리는 젊은 층이 상대적으로 많이 종사하는 분야다.

“취업준비 안 해”…‘청년 백수’도 급증

청년층 고용단절이 길어지면서 구직은커녕 아예 취업준비도 포기하는 청년 백수인 ‘니트(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도 늘었다.

청년 니트족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청년 니트족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현대경제연구원이 21일 발표한 ‘국내 니트족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 니트족(15~29세)은 43만6000명으로 2019년보다 24.2%(8만5000명) 급증했다. 2016년(26만2000명)과 비교하면 4년 새 약 1.7배로 늘어났다. 니트족이 전체 청년층(15~29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2.8%에서 지난해 4.9%로 2.1%포인트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 일자리 단절은 코로나19 방역상황이 나아져도 계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가 좋지 않자 기업들이 신규고용에 부담을 느끼면서 신입보다는 경력을 찾는 현상이 심화됐다”면서 “여기에 코로나19로 비대면 경제도 확산하면서 기존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돼 젊은 층 일자리 전망을 더 어둡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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