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과정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19일 오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측의 단일화 방식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지만, 오 후보 측은 여전히 혼란스럽다는 주장이다. 안 후보가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내용과 안 후보 측 실무단이 말한 것이 서로 다르다면서다.
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 후보가 '국민의힘의 단일화 요구를 모두 수용하겠다'고 발표한 지 2시간여 만이다. 오 후보는 "(안 후보가) 모든 걸 다 수용한다고 해서 설명을 들었더니 전혀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吳 "安-실무단 간 말이 달라"
오 후보는 "안 후보의 기자회견 내용과 그 직후 있었던 국민의당 안철수 측의 협상팀장 이태규 총장의 브리핑 내용을 듣고 이해할 수 없었다"라며 "기자회견과 브리핑 내용을 종합해보면 새롭게 협상 재개를 요청한 정도에 불과할 뿐, 어떤 단일화 안을 100% 받아들인다는 것인지 불투명해졌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국민의힘이 주장하고 있는 단일화 안은 전날 오 후보가 제시한 방식이다. 여론조사 업체 두 곳에 각각 '적합도'와 '경쟁력'을 1000명씩 물은 뒤, 결과를 합산하자는 게 국민의힘 생각이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유선전화 10%가 포함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세훈 후보가 요구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후보의 기자회견 직후 진행된 이 사무총장은 유선전화 반영 비율은 추후 협상에서 논의해서 결정할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국민의힘과 오 후보는 안 후보와 이 사무총장의 입장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오 후보는 "이 사무총장이 그동안 그런 행태를 여러 번 해왔다는 보고는 받았는데 오늘이 그 결정판"이라며 "저희로서는 협상을 계속하자고 요청한 정도의 내용일 뿐이고 새로운 내용은 없다는 판단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 사무총장의 브리핑 내용 때문에 더욱더 혼란스러워졌다"고 재차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는 안 후보 측에 "안 후보가 수용하겠다는 정도가 어디까지인지가 불투명한 상태"라며 "우리 당엔 김종인 안과 오세훈 안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어떤 안을 받으신다는 건지 분명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아울러 오 후보는 "우리에겐 정권심판이라는 지상가치만이 있을 뿐"이라며 "누가 단일후보가 되더라도 후보가 되지 못한 후보는 최선을 다해 선거운동을 돕고, 당선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오늘 아침 의견의 일치를 봤다. 그 점만큼 믿어주셔도 좋다"고 말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