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5·18 계엄군 사죄에 “독재자 전씨는 끝내 알지 못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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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으로 참여한 A(왼쪽)씨가 16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 접견실에서 자신의 사격으로 숨진 박병현 씨 유가족에게 사죄하고 있다. 연합뉴스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으로 참여한 A(왼쪽)씨가 16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 접견실에서 자신의 사격으로 숨진 박병현 씨 유가족에게 사죄하고 있다. 연합뉴스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참여했던 공수부대원이 희생자의 유족에게 용서를 구한 것을 두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가슴이 먹먹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독재자 전씨는 끝끝내 알지 못할 것이다”면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 지사는 17일 페이스북에 “유족 앞에 엎드려 오열하고, 서로 얼싸안고 펑펑 우는 모습을 보며 모질었던 우리 근현대사를 책망하게 된다”며 “눈물로 용서를 구한 이는 ‘저의 사죄가 또 다른 아픔을 줄 것 같았다’고 했지만 유족께서는 ‘늦게라도 사과해줘 고맙다’며 서럽게 울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5.18 당시 계엄군으로 참여했던 A씨는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희생자 고(故) 박병현 씨 유가족을 만나 사죄했다. 가해자가 자신이 직접 발포해 특정인을 숨지게 했다며 유족에게 사과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씨의 유족은 A씨의 사과를 받아들이며 용서의 포옹을 나눴다.

이 지사는 “저 넓은 품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무려 41년의 나이테이다. 매해 고인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며 보내온 세월, 그 모든 시간을 지나 오늘에 이르렀을 것이다”며 “종일 가슴이 먹먹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두환 씨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사죄는커녕 진실을 가리고 호의호식하고 있는 독재자, 전 씨는 끝끝내 알지 못할 것이다”며 “사죄하고 용서하고 화해하고,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저 숭고한 삶의 장면들을 끝끝내 이해도 느끼지도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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