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吳 "김종인에게 옹고집이라니" 安 "후보 되면 도와달라 할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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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채널A 주관으로 열린 후보 단일화 TV토론회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채널A 주관으로 열린 후보 단일화 TV토론회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16일 단일화 TV 토론(채널 A)에서 합당 문제 등을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단일화 여론조사(17~18일 예정)를 하루 앞두고 열린 이번 토론은 단일화의 최대 승부처로 거론돼 왔다.

오세훈 “安 축소지향 리더십, 김종인에 감정 자제 못 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비전발표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비전발표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날 토론에서 오 후보는 안 후보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 위원장과의 갈등을 문제 삼았다. 오 후보가 “(안 후보가)김 위원장에게 옹고집이다, 상왕이다, 이런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는 표현을 썼다”고 지적하자, 안 후보는 “(TV 토론도 제대로 못 하는 후보라는) 김 위원장의 말은 단일화 시너지를 줄일 수 있는 위험한 말이었다”며 “단일 후보가 되면 김 위원장에게 제발 도와달라고 부탁드리겠다”고 답했다.

오 후보는 안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등 당적을 여러 차례 옮긴 걸 두곤 “대표를 맡은 정당 의석이 계속 줄어든, 축소 지향의 리더십”이라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까지 합쳐 범야권을 만들려면 그런 리더십으로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2016년 총선에서 안 후보가 윤 전 총장 영입에 실패한 것을 놓고는 “실패한 소개팅”이라고 비유했다. 안 후보는 “저는 야권의 소중한 자산인 윤 전 총장이 정권 교체에 역할을 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응수했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안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거나, 단일 후보가 안 돼도 국민의힘과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걸 두곤 “합당할 것 없이 오늘 중으로 입당을 해달라”고 역제안했다. 오 후보는 “입당을 결심하면 안 후보가 주장하는 경쟁력 조사에 동의하겠다”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제 목적은 후보가 되는 게 아니라 야권이 이기는 것”이라며 “이번 선거는 기호 2번과 4번 지지자의 한 표라도 더 모아야 한다”고 거절했다.

안철수 “유권자된 무상급식 아이들에 할 말 없나”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안 후보는 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제기한 오 후보의 서울 내곡동 처가 땅 투기 의혹을 꺼내 들었다. 내곡동에 있는 처가의 땅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는 데 오 후보가 관여했다는 의혹이다. 안 후보가 “(보금자리주택지구) 확정이 오 후보 시장 재임 전이라는 해명이 거짓 아니냐”고 묻자 오 후보는 “거짓이 아니다. 제가 취임 뒤 지정한 건 분명히 아니다”라고 답했다.

안 후보가 “(땅이 수용돼) 36억원 보상을 받은 건 사실이니 많은 분이 상실감이 클 것 같다”고 되묻자 오 후보는 “그렇게 말하면 섭섭하다. 적어도 안 후보님이 하실 말은 아닌 것 같다”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오 후보는 “만약 제가 압력을 행사했다는 기억이 있는 분들은 양심선언 해달라. 그렇다면 후보직을 바로 사퇴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오 후보의 서울시장직 사퇴도 거론했다. 안 후보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심판해야 하는 선거인데, 저도 양보한 책임이 있지만, 근본 원인은 시장직을 사퇴한 오 후보에게 있지 않냐”며 “아직도 무상 급식을 반대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오 후보는 “시장직 사퇴는 여러번 사죄를 드렸고, 제가 반대한 건 무상급식이 아닌 ‘부자 무상급식’이었다”고 반박했다.

안 후보는 질문 말미에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당시) 아이들이 유권자가 됐는데 지금 그 아이들에게 해줄 말이 있냐”고 묻기도 했다.

다만 두 후보는 단일화에 대해선 “꼭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오 후보는 “반드시 단일화를 이뤄, 박영선 후보를 이기겠다”고 했고, 안 후보는 “저는 만약 오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되더라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단일화 협상은 난항…여론조사가 난관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우측)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16일 국회에서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실무협상을 갖고 있다. 오종택 기자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우측)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16일 국회에서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실무협상을 갖고 있다. 오종택 기자

하지만 이날 TV 토론과 별개로 단일화 협상은 공전을 거듭했다.

양측 실무협상단은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5차 협상에 돌입했다가, 2시간 30분 만인 오후 4시쯤 협상을 일시 중단했다. 이어 양측은 오후 8시쯤부터 협상을 재개했고, 오후 9시 50분쯤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협상이 종료됐다.

실무단 관계자는 취재진과 만나 “17일 오전 8시 30분쯤 다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며 “물리적으로 시간이 촉박해졌다”고 말했다. 17~18일 여론조사가 예정대로 진행되느냐는 물음에는 “지장이 없도록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날 양측 실무단은 단일화 시민여론조사를 놓고 맞붙었다. 오 후보 측은 ‘누가 단일 후보로 적합하냐’를 묻는 적합도 조사를, 안 후보 측은 ‘누가 민주당 박 후보와 맞붙어 승리할 후보냐’를 묻는 경쟁력 조사를 거듭 주장했다. 설문 문항에 소속 정당과 기호를 넣는 문제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양 측 인사들은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도 오 후보 측은 유선 전화 조사 혼용, 안 후보 측은 100% 무선 전화 조사를 주장하며 평행선을 그렸다”고 전했다.

만약 다음날 오전에도 협상이 무산되면 단일화 일정이 대폭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당초 양측은 여론조사(17~18일)를 거쳐 19일 단일화를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만약 서울시장 후보 등록일(18~19일)까지 단일화를 매듭짓지 않으면 투표용지에 두 후보의 이름이 모두 오른다. 투표용지 인쇄(29~31일) 전 단일화가 성사돼 한 후보가 중도 사퇴하면 기표란에 ‘사퇴’를 표기하지만, 인쇄 이후 단일화가 완료되면 사퇴 표기도 할 수 없다.

손국희·성지원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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