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손녀 안아도 돼요" 美할머니 울린 특별한 처방전 [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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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손녀를 안아도 돼요”

미국 뉴욕주에서 코로나19 백신 2회 접종을 마친 할머니가 손녀를 안고 펑펑 운다. 1년 동안 잊고 살았던 포옹을 '선물' 받은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새삼 깨닫게 된 일상의 소중함을 ‘순간 포착’한 장면이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에블린 쇼는 최근 코로나19 백신 2회 접종을 마쳤다. 하지만 백신 접종 후에도 여전히 코로나19에 대한 근심을 지울 수가 없었다. 에블린의 걱정을 알고 있던 손녀 에테렛은 할머니의 백신 담당의를 만나 이런 상황을 전했다.

그러자 의사는 에블린의 백신 접종 처방전에 ‘이제 손녀를 안아도 괜찮습니다(You are allowed to hug your granddaughter)’는 문장을 더해 손녀에게 전했다. 손녀는 이 처방전을 보관하다 에블린의 백신 접종 2주 후 깜짝 공개했다.

미국 뉴욕의 에블린 쇼는 최근 코로나19 백신 2회 접종을 마쳤다. 접종을 담당한 의사는 특별히 에블린의 처방전에 '이제 손녀를 안아도 괜찮다'는 문구를 넣었다. [트위터 갈무리]

미국 뉴욕의 에블린 쇼는 최근 코로나19 백신 2회 접종을 마쳤다. 접종을 담당한 의사는 특별히 에블린의 처방전에 '이제 손녀를 안아도 괜찮다'는 문구를 넣었다. [트위터 갈무리]

의사의 처방전을 전달받은 에블린은 그제야 손녀를 마음 놓고 껴안은 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에블린의 딸 제시카 쇼는 이 장면을 촬영해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우리는 마라톤의 중간 지점에 와있다”며 “이 장면이 우리가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연료가 되길 바란다”고 썼다. 이어 “우리 모두가 이런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8일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을 위한 지침을 발표했다. 백신 접종자는 다른 백신 접종자 혹은 비접종자라 하더라도 어린이 등 기저질환이 없거나, 한 가족 구성원이면 실내에서 마스크 없이 만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악수와 포옹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백신을 2회 접종한 에블린이 1년 만에 손녀와 포옹을 나눌 수 있던 것도 이 지침 때문이다. WP는 지난 1년간 에블린과 그의 가족은 영상 통화를 하거나 바깥에서 거리를 유지한 채 만났다고 전했다.

워싱턴대 호흡기내과 전문의인 빈 굽타는 WP에 “코로나19가 확산 추세일 때는 바이러스의 심각성을 강조하는 것이 공중보건 조치에 효과적일 수 있다”면서 “하지만 백신 접종이 늘어나는 현시점에서는 사람들에게 조금만 더 견디면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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