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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제2의 소라넷' 수사 시작했다…'출사'·'직찍' 버젓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깃발 자료사진. 뉴스1

지난 1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깃발 자료사진. 뉴스1

경찰이 불법 성착취물이 공유되고 있는 음란 사이트를 확인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한 음란 사이트에서 불법 촬영물이 제작, 유포되고 있는 것을 인지하고 경찰청의 지시로 사이트 운영진과 회원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사이트는 국내 한 유명 언론매체와 유사한 이름으로 운영 중이다. 구글에서 이 사이트 이름을 입력하면 최상단에 노출될 정도로 사이트의 존재가 공개돼 있다. 사이트 내부에서는 '성인자료'를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회원가입 과정에서 미성년자를 걸러낼 아무런 인증정차를 거치지 않는다.

특히 이 사이트에는 2018년 양예원씨의 폭로로 처음 불거진 '스튜디오 출사' 무단유포 피해자들의 사진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회원들은 화장실 불법 촬영물이나 일본 음란물 등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원들은 암호화폐 '이더리움'을 지불수단으로 활용해 사이트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로 바꾸고, 이 포인트를 음란물을 내려받는 데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이 음란물이 유포되고 있는 사이트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11일 밝혔다. [인터넷 캡처]

경찰이 음란물이 유포되고 있는 사이트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11일 밝혔다. [인터넷 캡처]

경찰에 따르면 이 사이트의 회원 수는 약 7만명, 하루 방문자 수는 3만명, 누적 방문자 수는 200만명이 넘는다. 수시로 바뀌는 사이트 주소를 트위터를 통해 비정기적으로 알리고 있다는 점, '직찍'(직접 찍은 사진이나 영상) 등을 회원끼리 공유한다는 점 등에서 과거 파문을 일으킨 '소라넷'과 유사하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사이트 운영자 외에도 불법 촬영물을 소지·유포한 이용자들까지 광범위하게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다만 구체적인 수사상황은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 사이트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성범죄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사이트가 포털 검색 시 최상단에 노출되고 있다"며 "대책을 강구해달라"고 요청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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