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출장으로 돈 버실 분"···140억어치 마약 총책의 구인광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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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에서 대량으로 밀수입한 필로폰을 한국에 팔려던 마약 '총책'이 현지에서 붙잡혔다. 이 마약 총책은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밀수입책·운반책·유통책 등을 담당하는 조직원 11명을 모았고, 핵심 조직원을 제외한 공범들은 서로의 존재를 모르는 점조직 형태로 움직이며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추후 공범 수사를 위해 그 신원과 붙잡힌 국가 등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동남아 마약 총책 검거

동남아 마약 총책 검거

11일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동남아의 한 국가에서 검거된 총책 A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달 28일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의 지시를 받아 필로폰을 국내로 운반·판매한 조직원 11명과 이들이 판매한 필로폰 소지하거나 투약한 8명도 추적해 검거했다. 이 중 8명은 구속했다.

마약수사대에 따르면 A씨는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인터넷 구인광고 등을 통해 조직원을 모집했다. 구인 광고에는 ‘해외출장으로 돈 버실 분’ ‘입출국 가능한 25세 이상 지원 가능’이라고 적었다. 서로의 정체를 모르던 조직원들은 텔레그램 등을 이용해 소통했다.

경찰이 A씨 일당으로부터 압수한 필로폰은 4.3kg(14만여명 동시 투약분, 140억원 상당)이다. 이 중 2.3kg은 A씨 일당이 동남아 현지에서 국내로 발송한 우편물에서 발견됐다. 이들은 필로폰을 두꺼운 티셔츠 등으로 감싸 의류 우편물로 위장하는 수법을 썼다. 나머지 2kg은 최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던 A씨의 공범으로부터 압수했다. 경찰은 압수한 필로폰이 동남아 현지에서 수입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정확한 원산지는 파악 중이다.

동남아 마약 총책 검거

동남아 마약 총책 검거

A씨 일당은 경찰, 국정원, 인터폴, 동남아 현지 법 집행기관 등의 협조로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에서 필로폰이 입수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A씨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 요청을 내렸다”며 “동남아 현지 기관이 도피 중이던 A씨의 소재를 파악해 검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3~11월에도 조직원 4명을 동원해 필로폰 6.3kg(21만여명 동시 투약분, 210억 원 상당)을 한국으로 밀수입했다.

경찰은 “몰수·추진 보전 신청 등을 통해 A씨 일당이 얻은 범죄 수익을 환수할 예정”이라며 “마약류 범죄 신고를 한 시민에게는 신고 보상금을 적극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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