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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웰빙] 기억력 감퇴 … 당신의 뇌를 깨워라

중앙일보

입력

당신은 기억력 증진을 위해 얼마나 투자하고 있는가. 혹시 '기억력은 타고 나는 것', 또는 '나이 들면 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하지만 이런 고정관념은 버려야 할 것 같다. 뇌의 능력은 선천적인 면보다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노화와 함께 나타나는 기억력 감퇴 역시 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지금 당장 당신의 잠자고 있는 뇌를 깨워보자.

뇌 운동은 효과가 있나
기억은 어떻게 이뤄질까.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는 해마(海馬)와 대뇌피질(大腦皮質)이다. 해마가 정보 창구라면 대뇌피질은 정보를 보관하는 창고. 알츠하이머 환자가 과거의 일은 회상하면서 새로운 정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뇌의 입력부위인 해마가 손상됐기 때문이다.

대뇌피질에 기억이 만들어지는 구조는 마치 숲속에 길이 나는 것과 같다. 무수한 뇌신경세포가 거미줄처럼 연결돼 교신하면서 점차 강화되는 것이다. 반복 학습된 내용이 잘 기억되는 것은 사람이 많이 다닌 길일수록 뚜렷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기억력을 강화하면 수상돌기라는 뇌신경세포 가지가 튼튼해진다. 런던의 택시기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이들의 공간지각을 나타내는 뇌 부위가 일반인보다 2 ~ 3%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하기도 한다.

◇ 과도한 업무, 수면 부족이 건망증 주범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감퇴하나
왜 젊었을 때보다 이름이나 숫자를 외우는 능력이 떨어질까. 하지만 전문가들은 '뇌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고 설명한다. 이 말의 함축적인 의미는 노화에 의한 퇴행보다는 집중력 부족, 반복 기억 횟수의 감소가 원인이라는 것.

나이 들어서도 뇌 활동을 많이 하면 근육처럼 뇌신경세포가 발달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늙은 쥐와 젊은 쥐를 함께 생활하게 했더니 늙은 쥐의 뇌 무게가 10%쯤 늘었다는 것. 흥미와 관심이 뇌 활동을 자극하고, 이로 인해 뇌신경세포가 근육처럼 커진 것이다.

기억력을 감퇴시키는 주범은 오히려 생활습관이다. 우선 뇌에 걸리는 과부하를 들 수 있다. 업무 폭주와 과도한 학습, 수면 부족은 뇌를 지치게 한다. 피로한 뇌세포는 심각한 건망증의 원인이다. 뇌의 구조는 여러 가지 사항을 동시 입력하지 못한다. 두가지 일을 같은 시간에 할 수 없다. 따라서 동시에 기억할 내용이 있으면 한가지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메모를 해 과부하를 덜어줘야 한다.

스트레스는 기억력을 떨어뜨리는 또 다른 원인이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이 기억 기능을 맡고 있는 뇌의 일부를 손상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술과 담배도 기억력을 감퇴시킨다. 술은 뇌의 통신회로를 일시적으로 마비시키지만 이러한 행위가 반복되면 기억 능력이 아예 떨어진다. 담배는 뇌로 흘러들어가는 신선한 산소와 포도당의 공급로인 혈관을 축소할 뿐 아니라 뇌신경세포를 파괴하는 악영향도 미친다.

기억력을 증진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주의를 집중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배우는 일에 게을러지고 이에 따라 집중력도 떨어진다. 따라서 의도적으로 집중력을 높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예컨대 집중이 필요할 때는 조용한 환경을 만들어준다거나 큰소리로 반복해 보는 것이다. 딱딱한 글보다는 쉽고 흥미로운 글부터 읽으면서 집중력을 키워보자.

◇ 좌뇌와 우뇌 골고루 자극해야

좌뇌와 우뇌를 골고루 자극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좌뇌는 언어.수리.분석.논리.이성적인 면을, 우뇌는 비언어.시공간.직관.감성적인 면을 맡는다. 기억력을 키우려면 전뇌를 골고루 발달시켜야 한다. 하지만 입시교육과 직장인의 업무는 모두 좌뇌 중심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의도적으로 우뇌를 발달시켜야 한다. 미술.음악 등 취미생활도 좋고,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고, 좋은 향을 맡는 행위도 우뇌를 자극한다. 우뇌를 발달시키는데 손과 발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손.발은 뇌가 파견한 기관이라는 말이 있다. 뇌 위치와 손은 반대이므로 왼손으로 작업을 하거나, 왼발로 공을 차는 등 활용도를 높인다.

기억하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는 것은 기초적인 방법이다. 차를 주차할 때 입구, 주변 상황, 주차 방향 등을 머릿속에 그려보자. 회의할 때 탁자에 앉은 사람을 사진처럼 뇌 속에 찍어두면 유용하다.

체계화와 연상 방법도 있다. 잘 생각나는 단어에 이름이나 색.사건 등을 연계시켜 기억창고에 담아둔다. 기억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두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정신 활동과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앞에서도 설명했듯 기억은 반복에 의한 신경전달 통로의 강화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과 같이 뇌를 지속적으로 자극하자.

◆좌뇌를 발달시키려면

① 주의집중은 최고의 기억력 증진 활동이다
② 반복 학습으로 뇌신경회로를 강화한다
③ 지나친 학습 과부하를 덜어본다
④ 사진을 찍듯 머릿속에 사물을 그려본다
⑤ 이름.숫자.색 등 기억의 연결고리를 만들어본다
⑥ 새 기계를 사면 반드시 매뉴얼을 읽어본다
⑦ 업무 매뉴얼을 만들고 순서를 정해본다
⑧ 명랑한 감정을 유지하고, 감정표현에 솔직하자
⑨ 술과 담배를 자제한다 ⑩ 규칙적으로 운동한다

◆우뇌를 발달시키려면

① 상대방의 눈과 표정을 보며 대화를 한다
② 옷을 입을 때 색과 모양을 여러 가지로 조합해 입어본다
③ 비논리적인 상상과 공상을 한다
④ 말을 할 때 제스처를 쓰고 표정을 다양하게 구사한다
⑤ 평소 다니던 길을 벗어나 새로운 식당.찻집을 찾는다
⑥ 젊은이들의 노래나 춤을 배워본다
⑦ 스킨십을 통해 교감을 얻는다
⑧ 손.발을 이용한 작업이나 놀이를 한다
⑨ 낙천적으로 생각한다 ⑩ 혼자 여행해 본다

도움말 : 서울대 약리학교실 서유헌 교수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오홍근 교수
참고 : '젊은 뇌를 지녀라' (가이 매칸 저, 박동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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