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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직원 알거지 만들어야" LH사태에 분노한 LH직원들 [영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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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도 안 되는 직원들 때문에 전체 99.9%가 투기꾼으로 오해받는 상황이 되니까 분노가 크다. 이번에 투기에 연루된 직원들은 파면이나 해임 등 가장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

장충모 LH 부사장 "투기 연루자 파면·해임"

9일 오전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경남 진주에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자 대부분의 직원은 “착잡하다”, “올게 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자기반성과 함께 자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경남 진주 LH 본사 정문 모습. 위성욱 기자

9일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경남 진주 LH 본사 정문 모습. 위성욱 기자

익명을 요구한 LH 한 간부는 “상당수 직원은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착잡함을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투기에 연루된 직원들은 기본적인 혜택은 물론이고 알거지가 되도록 만들어 버려야 한다는 격앙된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간부는 “이번 수사를 통해 그동안 잘못된 관행이나 직원들이 드러난다면 그에 맞는 제도 개선과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LH 내부에 부패한 직원이 있다면 다 정리하고 새로운 LH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 직원 대다수의 반응”이라고 말했다.

장충모 LH 부사장도 하루 전인 8일 내부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장 부사장은 이 글에서 “이번 광명시흥투기 의혹 사태로, 국민 여러분께 너무나 송구스럽고, LH의 일원으로서 한없이 참담한 심정입니다”며 “정부 부동산 정책의 핵심 집행기관으로서 생명 같이 지켜야 할 신뢰가 일순간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9일 경남 진주 LH 본사 압수수색 촬영 중인 방송사 취재진들. 위성욱 기자

9일 경남 진주 LH 본사 압수수색 촬영 중인 방송사 취재진들. 위성욱 기자

이어 “부동산 시장 불안으로 국민의 고통이 심화된 가운데 발생한 이번 사태는, LH의 존립은 물론 정책의 신뢰성까지 뒤흔드는 너무나 중차대한 사안이다”며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해 투기 의혹에 대한 무관용 원칙과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확고한 의지를 밝혔지만, LH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강도 높은 조치와 대책으로 완벽히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대미문의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통스럽더라도 우리 스스로 썩은 부분은 과감히 도려내야 한다”며 “성실하게 공직자의 본분을 지켜 오신 대다수 직원이 느끼는 상실감과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리라 생각되며, 저와 경영진은 책임을 전적으로 통감하면서, 분골쇄신의 자세로 이번 사태를 헤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 부사장은 이 글에서 ▶미공개 정보를 악용한 투기 연루자는 무관용 원칙으로 파면 및 해임 ▶신규 채용 시 토지거래 관련 동의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주거 목적이 아닌 경우 임직원의 토지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 ▶임직원 보유토지 신고 및 등록제 운용, 실시간 감사시스템과 외부전문가 검증시스템 등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의 압수수색 차량. 위성욱 기자

경찰의 압수수색 차량. 위성욱 기자

한편 경찰은 이날 오전 수사관들을 진주 LH 본사에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압수수색은 경기 과천의 LH과천의왕사업본부, 인천의 LH광명시흥사업본부를 비롯해 투기 의혹이 제기된 직원 13명의 자택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진주=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한국토지주택공사 장충모 부사장이 회사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 사진 LH

한국토지주택공사 장충모 부사장이 회사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 사진 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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