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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서 출마선언 한다더라" 정치권 들쑤신 '윤석열 카더라'

중앙일보

입력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전격적으로 사퇴한 직후 정치권에선 “대선 지원 세력이 있다”는 배후설과 함께 여러 인사의 실명 리스트가 돌았다. 이 중에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도 있었는데 그와 윤 전 총장의 ‘회동설’까지 퍼졌다.

이에 대해 윤 전 장관은 7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제가 만난 건 윤 전 총장이 아니라 그분 아버지”라고 말했다. 파평 윤씨 종친으로 왕래하던 윤 전 총장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를 근래 몇 번 만났으며, 그 자리에서도 윤 전 총장에 대한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는 게 윤 전 장관의 전언이다.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면 도울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윤 전 장관은 “그럴 생각이 없다. 다만 집안 어른들이 벌써 ‘뭐 하고 있느냐’고 난리”라고 답했다. 윤 전 장관은 2012년 대선 때는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를 지지했고 2016년 총선 때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멘토 역할을 했다.

지난 3월 4일 사의를 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경록 기자

지난 3월 4일 사의를 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경록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윤석열 측면 지원설’에 휩싸였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자신과 서민 단국대 교수 등 이른바 ‘조국 흑서’ 공동 저자들이 윤 전 총장을 측면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는 내용이 담긴 보도를 공유하며 “내 계획은 여행 가는 것밖에 없다. 한 일주일 제주도에 가고 싶다”고 글을 올렸다.

윤 전 총장 사임 직후 국민의힘은 그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사퇴 입장문에서 “자유민주주의와 국민 보호를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것을 놓고 야당에선 정치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충청권에서 “윤석열과 함께 문재인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에 맞서 싸우겠다”(정진석 의원) 등 호응도가 유독 높다. 윤 전 총장은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부친 고향이 충남 논산이다. 당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이 곧 파평 윤씨 집성촌(충남 논산·공주)을 찾을 것”, “대선 출마 다짐을 위해 계룡산을 오를 것 같다” 등 미확인 설까지 돌고 있다. 익명을 원한 충청권의 한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사퇴 후 지역 여론이 충청 대망론으로 들썩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은 이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앞으로의 정치 행보와 관련한 질문에 웃으며 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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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이슈’는 야권 재편의 핵심 변수로도 부상했는데 당장 4·7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논의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야권은 서울시장이든 대선 후보든 제1야당 후보로 나와야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국민의힘에 대한 반감도 적지 않은 만큼 제3지대에서 뭉치는 게 맞다”고 맞서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통화에서 “우리나라 역사에서 3지대가 성공을 한 적이 없다. 결국 제1야당을 중심으로 정치권 일정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안 대표는 MBN 인터뷰에서 “단순히 제1야당 조직만으로는 되지 않고 시민의 광범위한 지지가 필요하다”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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