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국 점진적 '출구 전략'… 부채 및 자산 거품 위험 대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5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연례 전체회의가 개막됐다. 리커창 총리의 연설 장면이 나오는 대형 전광판을 배경으로 베이징 시민이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5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연례 전체회의가 개막됐다. 리커창 총리의 연설 장면이 나오는 대형 전광판을 배경으로 베이징 시민이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고강도 경기부양책을 썼던 중국이 부채 증가와 자산 거품이라는 위험 요소를 해소하기 위한 출구 전략 가동에 나섰다. 하지만 미국과의 패권 다툼과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있어 속도와 강도를 적절히 조절하며 출구 전략을 짤 것이라는 분석이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 전체회의 개막식에서 한 정부 업무보고를 했다. 우선 눈에 띄는 건 재정 정책의 점진적 변화다.
리 총리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율 목표로 작년의 '3.6% 이상'보다 낮은 '3.2%가량'을 제시했다. 인프라 시설 투자에 주로 쓰이는 지방정부의 특수목적채권 발행 한도도 작년의 3조7500억 위안보다 소폭 낮아진 3조6500만 위안으로 잡혔다. 또 작년 사상 최초로 경기 부양 목적으로 1조 위안 규모의 특별 국채를 발행했는데 올해는 특별 국채가 따로 발행되지 않는다.

전년보다 줄기는 했지만 재작년의재정적자율과 지방정부의 특수목적채권발행 한도보다는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이었던 재작년의 재정 적자율은 2.8%였고, 특수목적채권발행 한도는 2조1500억 위안이었다.

부채 증가와 자산 거품 우려도 중국이 지난해처럼 과감하게 재정정책을 펼치지 않기로 결정하게 된 중요한 배경이다.

사회과학원 산하 싱크탱크 국가금융발전실험실(NIFD)에 따르면 작년 말 중국의 총부채 비율(정부, 비금융 기업, 가계 합산)은 270.1%로 전년 말보다 23.6% 포인트 상승했다. 풍부해진 유동성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부진한 실물 경제와 과열된 증시 사이의 괴리 논란이 일고 있다.

한편 중국은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를 6% 이상으로 제시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다수의 기구와 투자은행이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8%로 예상한 것과 비교하면 보수적인 목표 설정이다.

중국은 이번 전인대를 통해 2025년까지의 14차 5개년 계획과 2035년까지의 장기 청사진을 제시했다. 2030년을 전후해 미국을 누르고 세계 경제 1위 국가가 된다는 게 중국의 계획이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