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가정용 수돗물' 사용 3% 늘고, 목욕탕 25% 줄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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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울시]

[사진 서울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석촌호수 3배에 달하는 물을 덜 쓴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면서 가정용 수도사용량은 늘고 반대로 목욕탕에서 쓰는 물 사용량은 줄어들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가 4일 공개한 2019~2020년 수돗물 사용량 분석 결과에서다.

석촌호수 3배 가량 물 덜 썼다

지난해 서울의 연간 수도 사용량은 10억4542만 8000t으로 전년 대비 평균 1.8% 줄었다. 감소량은 1963만 4000t으로 석촌호수 담수량의 3배가량이다. 물 사용량은 전반적으로 줄었는데 유일하게 늘어난 부분은 가정용이었다. 수돗물 사용량 구분은 아파트·단독주택 등 가정에서 사용하는 가정용, 학교·병원 등 공공시설에서 쓰는 공공용, 기업과 가게 등 상업시설에서 쓰는 일반용, 목욕장업용인 욕탕용으로 분류됐다.

이 가운데 지난해 가정용 수도사용량은 7억3281만8000t으로 전년 대비 3.4% 늘었다. 서울시는 재택근무 확산, 외출 자제, 사적 모임 최소화 등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전경. [사진 서울시]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전경. [사진 서울시]

일반 수돗물 사용량은 2억3211만1000t으로 전년 대비 9.7% 줄었다. 거리두기를 본격적으로 시행한 지난해 4월부터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10~11월 감소율은 최대 15.2%인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 수도사용량은 6533만5000t으로 전년 대비 17.9% 줄었다.

공공용 중에서도 학교 수도사용량은 전년 대비 10~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개학 연기, 원격 수업 확대 등으로 등교 일수가 감소한 데다 대학교는 기숙사 상주 학생이 줄면서 물 사용량이 적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욕탕용 수도사용량은 1516만5000t으로 전년 대비 25% 줄었다. 코로나19 1차 대유행 이후인 4월을 시작으로 급감해 여름인 6~8월 감소 폭이 줄었다가 11월에는 42.2%까지 감소했다.

회사 밀집 중구 줄고, 주거지 밀집 강동 늘어 

자치구별로는 중구(-14.8%)·종로구(-9.4%)·용산구(-3.8%) 순으로 수도사용량이 줄었다. 반대로 사용량이 늘어난 곳은 강동구(4.0%)·송파구(3.9%)·은평구(0.6%)·중랑구(0.2%) 등 25개 자치구 가운데 4곳뿐이었다.

중구와 종로구에는 공공기관과 회사가 밀집해 재택근무 확대로 수돗물 사용량이 급감했다는 것이 서울시의 분석이다. 반대로 사용량이 늘어난 강동구·송파구·은평구는 주거지 밀집 지역이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올해 역시 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면 수돗물의 사용량 감소에 따른 요금 수입 감소로 재정 압박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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