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아이 식판, 10분만에 걷어간 교사…"아동학대 의혹 100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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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한 어린이집에서 교사가 점심시간에 3세 아이들의 식판을 10분 만에 걷어가는 등 아동학대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일 경찰과 울산 남구청 등에 따르면 남구 모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정황이 있다는 신고가 지난달 들어왔다. 학부모들은 “보육교사 A씨가 점심시간에 해당 반 원아 5명의 식판에 밥과 반찬이 남아 있는데도 자신이 식사를 다 하자 식판을 걷어 가버렸다”고 주장했다. 경찰과 남구가 어린이집 폐쇄회로TV(CCTV)를 확인해보니 A교사가 자신이 밥을 다 먹자 10여 분 만에 원아들 식판을 그대로 가져가는 장면이 있었다.

조사 결과 이런 일은 수차례 반복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 남구청 관계자는 “이 어린이집 점심시간은 원래 한 시간가량인데 3세 아동 발육 상태를 고려할 때 10분이라는 식사 시간은 너무 짧다”며 “밥을 다 먹었는지 원생과 소통하는 과정도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A교사와 이 어린이집 원장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다. A교사는 경찰에서 “강제로 식판을 빼앗아 간 것은 아니다”고 진술했다.

당초 이 의혹은 원아 한 명이 어린이집에서 눈을 다쳐 귀가하자 학부모가 CCTV를 확인하면서 제기됐다. 당시 A교사는 원아가 춤을 추다가 스스로 넘어져 다친 것처럼 학부모에게 설명했으나 실제로는 자신과 원아가 부딪치면서 다치게 된 것으로 조사되자 학부모 측이 경찰에 신고했다.

이 어린이집 학부모들은 이 밖에도 A교사가 일부 원아 손목을 거칠게 잡아끌거나, 인형을 던지고, 아이가 있는 이불을 잡아당겨 넘어지게 했다며 아동 학대 의혹을 제기했다. “이 어린이집과 관련한 정서적 학대를 포함한 아동학대 의심 정황은 100건에 달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울산=백경서 기자 baek.kyungw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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