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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황청심원 이젠 골라먹자

중앙일보

입력

집 안 깊숙한 곳에 보관해뒀다가 가족이 갑자기 풍을 맞아 쓰러졌을 때 사용하는 우황청심원이 최근 들어 심신을 달래주는 안정제로 널리 쓰이고 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수험생이나 직장인들이 많이 먹고 있다. 이에 따라 진정제 기능을 높인 우황청심원이 많이 나왔다.

◆ 어떤 제품들 있나
광동제약.조선무약.보령제약 등 10여개사가 우황청심원을 팔고 있다. 보령제약은 최근 우황청심원의 상비약 시장을 겨냥해 '북경동인우황청심환'을 수입해 시판하고 있다. 사향성분을 아예 없애 진정작용을 강화한 제품이다.

조선무약은 사향을 인공적으로 합성한 'L-무스콘'이라는 대체 물질을 활용한 제품을 판매 중이다. 광동제약은 영묘향(사향고양이의 항문 부위에서 추출한 물질)을 주성분으로 만든 제품을 선보였다. 익수.일화.삼성제약 등도 우황청심원 제품을 팔고 있다. 우황청심원의 올 시장 규모는 4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조선무약과 광동제약이 우황청심원 시장을 35%씩 양분하고 있다.

◆ 만드는 방법
처방 성분의 함량에 따라 원방과 변방으로 나뉜다. 또 마시는 것과 알약이 있다. 원방은 동의보감에 기록된 처방에 따른 것으로 사향(대체물) 38㎎과 우황 45㎎을 배합했다. 이에 비해 '보급형'인 변방은 사향 5㎎과 우황 14㎎을 각각 넣은 것을 가리킨다. 사향 성분이 많은 원방이 변방에 비해 두 세배 비싼 편이다. 원방은 포장지에 '원방'이라는 표시를 한다.

◆ 복용방법
대기업에서 인사 업무를 하는 최영훈(32)씨는 "최근 노사분규가 심해 마음고생이 적지 않은 데다 피로가 누적돼 우황청심원을 찾을 때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황청심원은 체질에 맞게 복용해야 하고 남용해선 안 된다고 한의사들은 충고하고 있다.

광제한의원 전희경(47.경기도 이천) 원장은 "성인의 경우 하루에 두 알복용을 권장한다"며 "우황청심원은 기본적으로 약의 성질이 차기 때문에 몸이 차거나 위장기능이 약한 사람은 오래 복용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 유래와 약재
중국 송나라 때인 1107년 진사문이란 사람이 쓴 의서 '태평혜민화제국방(太平惠民和劑局方)'에 처음 소개됐다. 우리나라에선 1613년 허준이 쓴 '동의보감'에 제조법이 기록됐다.

한의서에 기록된 우황청심원의 주요 약재는 사향과 우황이다. 사향은 사향노루 수컷의 분비물로, 막힌 것을 풀어주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우황은 소의 담낭 속에 있는 결석으로, 정신을 안정시키며 담이 신체를 마비시키거나 정신을 어지럽힐 때 쓰인다.

이 가운데 사향은 국제동물보호협약에 따라 사용이 금지돼 있어 구하기 어렵다. 간간이 수입되는 사향도 자연사한 사향노루나 네팔과 티벳 등지에서 사육된 사향노루에서 채취된 것들이어서 천연 사향에 비해 약효가 떨어진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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