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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에이즈 감염·사망자 역대 최악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감염자가 약 480만명 늘어났다고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이 6일 밝혔다.

UNAIDS가 이날 발표한 2004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의 에이즈 사망자도 290만명으로 추정돼 지난 81년 에이즈가 처음으로 보고된 이래 최악의 상황을 나타냈다.

UNAIDS는 지난해말 현재 전세계의 감염자는 3천780만명에 이른다면서 이는 지난 2002년 보고서가 집계한 것보다 290만명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별 감염자를 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약 530만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인도로 약 510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보고서는 지난 81년 이후 지금까지 누적 사망자는 도합 2천만명선을 넘어섰다면서 지난해와 같은 추세대로 간다면 앞으로 2년 동안 600만명이 추가로 목숨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UNAIDS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전세계 모든 지역에서 감염자가 늘어났지만 특히 세계 전체 인구의 약 60%를 차지하는 아시아와 동유럽 지역에서 감염자가 현저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에서는 지난해 110만명의 감염자가 발생했으며 특히 인구가 많은 중국과 인도가 우려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의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으면 현재 84만명선인 감염자가 오는 2010년에는 1천만명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마약 상습복용자층에서 감염률이 80%에 이르고 수십만명의 가난한 농부들이 매혈(賣血)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등 보건상의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는 것.

UNAIDS는 다만 브라질, 우간다, 태국 등 상당수 국가에서 감염률이 떨어지는 등 긍정적인 면이 있는 것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UNAIDS 보고서는 오는 11일부터 16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국제에이즈회의에 즈음해 발표된 것이다. UNAIDS는 2년마다 직전년도 12월의 추정치를 근거로 한 에이즈 실태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한편 보고서는 치료제의 가격이 대폭 내렸고 에이즈 퇴치를 위한 국제기금이 조성되고 있으며 많은 정치인들이 에이즈와의 전쟁을 약속함으로써 가난한 나라의 감염자들이 전보다는 쉽게 치료제를 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아직도 긴급한 치료가 필요한 10명 가운데 9명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예방이 필요한 5명 가운데 1명만이 겨우 의학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여전히 중요한 문제는 자금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2007년까지 개도국에서 에이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연간 200억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600만명에게 약을 공급하고 성인 1억명을 대상으로 에이즈 검사를 실시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계산한 것이다.

(제네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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