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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신현수까지 내내 논란···'최장수 민정' 文의 아이러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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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민정수석과 시민사회수석, 그리고 마지막 대통령 비서실장.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맡았던 역할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민정수석만 두번 역임했다.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는 2년 4개월의 최장수 기록이다. 두 차례의 민정수석 사이에는 7개월간 시민사회수석으로 일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인 2003년 노무현 대통령과 평검사들의 대화에 앞서 회의 진행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인 2003년 노무현 대통령과 평검사들의 대화에 앞서 회의 진행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그런데 공교롭게 문 대통령이 가장 잘 알 수밖에 없는 이 두개의 수석실이 문 대통령 집권 뒤 줄곧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특히 조국, 김조원, 김종호를 거쳐 신현수 수석에 이르는 민정수석 라인은 지난 4년 내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민정 리스크'라는 말까지 붙을 정도다.

초대 조국 수석은 2년만에 검찰개혁의 ‘밑그림’을 완성한 뒤 법무부장관으로 직행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총장은 법무부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했던 바로 그 자리다. 그러나 장관이 된 조 수석의 자녀 입시 관련 의혹, 사모펀드 논란이 검찰 수사로 확대되며 35일만에 물러났다. 검찰개혁의 순수성에 상처가 나기 시작했다. 이후 검찰개혁은 '개혁'이 아닌 '갈등'의 화두가 됐다.

후임은 감사원 출신의 김조원 수석이 맡았다. 이번엔 부동산이 문제였다. '1주택 지시'를 내린 노영민 당시 대통령비서실장과의 불화설ㆍ언쟁설이 흘러나왔다. 결국 그는 2주택을 보유한 채로 청와대를 나왔고, “직 대신 집을 택했다”는 말이 따라붙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신임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 등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신임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 등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세번째 민정수석은 또다시 감사원 출신의 김종호 수석이 맡았다. 그는 이른바 '추-윤 갈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그는 추 장관이 추진하던 윤석열 징계안을 법적으로 검토했다. 그러나 헌정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징계 작전'은 행정법원의 무효화 결정으로 무산됐다. 문 대통령은 “국민께 불편과 혼란을 초래하게 된 것에 대해 인사권자로서 사과말씀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고, 김 수석은 '상황 오판'의 책임을 지고 넉달만에 경질됐다.

최초의 검찰 출신이자 윤 총장과 가까운 신현수 수석이 뒤를 이었다. 문 대통령이 검찰과의 관계개선을 지시했다는 말이 나왔고, 신 수석은 문 대통령의 뜻에 따라 윤 총장과 소통했다. 실제 윤 총장은 지난 1일 박범계 신임 법무부장관의 취임식에 깜짝 참석했다. 역대 총장이 장관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았던 관례를 깬 배경에 신 수석의 역할이 있었을 거란 관측이 나왔다.그러나 검찰 인사안에 대한 이른바 '패싱 논란'으로 한달여만에 사의를 표하게 됐다.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통화를 하고 있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왼쪽)과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연합뉴스·뉴스1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통화를 하고 있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왼쪽)과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연합뉴스·뉴스1

 문 대통령은 시민사회수석 출신이지만 그의 재임 기간동안 사회수석실의 존재감 역시 미미했다.
 그동안 하승창 사회혁신수석을 시작으로 이용선ㆍ김거성ㆍ김제남 시민사회수석이 '사회 분야'의 사령탑 역할을 맡았다.  정부의 핵심인사는 20일 본지에 “솔직히 지금까지 시민사회수석을 맡았던 분들 중엔 문 대통령의 기대에 부응할 정도로 역할을 하신 분들을 찾기 어려웠다"며 "그래서 문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찾아 호소한 적이 많았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시민사회수석 시절 이해찬 당시 국무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시민사회수석 시절 이해찬 당시 국무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또다른 여권 인사는 “민정수석과 시민사회수석을 해본 문 대통령은 이 두 자리에 대한 이해도와 애착이 남다를 것"이라며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클 것"이라고 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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