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 예방·치료 먹는 약 국내서 개발

중앙일보

입력

일명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이라 불리는 심정맥혈전증을 예방치료할 수 있는 먹는 약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개발됐다.

이에 따라 기존 주사제에만 의존하던 환자들이 병원을 가지 않고도 쉽게 치료제를 복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변영로 교수는 ㈜메디프렉스와 공동으로 심정맥혈전증과 폐색전증 등을 예방치료할 수 있는 경구용 항응고제 'OH09208'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변교수는 "임상시험을 거쳐 5~7년 후면 약품으로 시판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미국의 유명 제약회사와 임상시험.약품 개발에 대한 계약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심정맥혈전증은 장시간 좁은 의자에 앉아있는 동안 다리 깊은 곳의 정맥에 피가 엉겨붙고, 그 핏덩이가 폐혈관을 막아 결국 심폐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병이다. 미국에서만 한해 10만명이 이 병으로 사망한다. 지금까지는 주사제용 '헤파린'제제만이 예방치료제로 사용됐을 뿐 간편하게 먹는 약은 나오지 않았다. 헤파린이 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아 약효를 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변교수는 헤파린 분자에 담즙산 분자를 화학적으로 붙여 장에서 잘 흡수되도록 만들어 이를 해결했다.

담즙산은 장에서 지방 성분 소화를 돕는 소화효소인데, 소화되고 나면 다시 장에서 흡수되는 성질이 있는 것을 이용했다. 장에서 잘 흡수가 되는 담즙산을 헤파린에 화학적으로 붙임으로써 거기에 붙은 담즙산 분자가 흡수될 때 헤파린도 덩달아 흡수돼 약효를 내도록 했다는 것이다.

변교수는 "먹는 항응고제에 대한 동물 실험 결과 주사제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약효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혈액항응고제의 세계시장 규모는 연간 23억달러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