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웅’ 쿠오모 뉴욕주지사, 요양원 사망자 축소 시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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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로이터=연합뉴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 리더십’으로 큰 지지를 받아온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 주지사가 요양원 거주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축소 발표한사실을 시인했다. 차기 대선주자급 인기를 누려온 쿠오모 주지사는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으면서 정치 생명까지 염려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CNN,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쿠오모 주지사는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사망자 수에) 공백을 만드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쿠오모 주지사는 코로나19가 유행한 이후 적극적인 대응으로 호평을 받았다.

쿠오모 주지사는 “끔찍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결코 내가 원했던 것이 아니었다”며 “이 사건으로부터 우리는 교훈을 배워야 하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팬데믹을 관리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가장 중요시하는 숫자는 매일 살린 사람들의 숫자”라고 말했다.

쿠오모 주지사의 최측근이 지난주 사과를 했으나 그것으로는 부족하다는 비판에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앞서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지난달 28일 뉴욕주의 요양시설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실제 사망자 수가 쿠오모 주지사가 발표한 수와 불일치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가 발표됐을 당시 쿠오모 주지사 측은 뉴욕주의 코로나19 전체 사망자 가운데 약 8500명이 요양시설에 거주하는 고령층 주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확인 결과 실제 요양원 사망자는 1만5000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쿠오모 주지사의 보좌관인 멜리사 드로사가 과거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 개인적인 통화에서 “법무부가 우리에게 불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여겨 주의회가 요청한 정보 공개를 보류하고 있다”고 발언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후 드로사 보좌관이 나서서 사과했지만 쿠오모 주지사는 거센 사퇴 압박에 직면했다. 공화당에선 사안을 집중적으로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닉 랭워디 뉴욕 공화당 의장은 “이번 은폐의 심각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쿠오모 주정부는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했고 증거와 정보를 덮었다. 증거가 존재한다면 반드시 쿠오모를 탄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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