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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머리 김OO랑 손잡고 변호사나 해" 우상호측 막말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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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박원순은 롤모델”이라고 발언한 데 이어 캠프 상황실장이 박 전 시장의 성희롱 사건 피해자 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를 비난하면서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우 후보 측의 김 변호사에 대한 공격에 여성단체가 우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데 이어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도 “우 후보의 성(性) 인식에 대해 해명하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5·18 전날 접대부 술판” 비판하자…“노랑머리와 손 잡아라”

우상호 캠프 상황실장인 박 모씨가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우상호 캠프 상황실장인 박 모씨가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15일 박 전 서울시장 성희롱 피해자를 지원하는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서울 영등포구의 우 후보 선거운동 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날 우 후보에 대해 “박원순 성폭력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서울시장 후보를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측이 밝힌 기자회견 이유는 두 가지다. 지난 13일 우 후보의 캠프 상황실장인 A씨가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이언주 후보를 비판한 게 첫번째 이유다. 이날 A씨는 자신의 SNS에 “정치권에 얼씬거리지 말고 노랑머리 김OO이랑 손잡고 변호사나 해”라고 썼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등은 ‘노랑머리 김OO’은 김재련 변호사를 지칭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또 “유가족을 위로한 우상호의 편지가 왜 2차 가해라고 호들갑인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고도 썼다.

시민단체는 A씨의 이날 발언이 지난 10일 이언주 후보가 한 말에 대한 반박 차원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 후보는 “민주당이 신성시하는 (2000년) 5·18 기념일 전야제 날 (우 후보와) 송영길, 김민석 의원이 단란주점(NHK 룸가라오케)에서 여성 접대부들을 불러 광란의 술판을 벌인 사건이 있었다”며 “이렇게 여성을 깎아내리고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지는 사람이 성추행이 원인이 돼 생긴 보궐선거에 출마하다니”라고 비판했다. 우 후보는 이에 대해 “제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與 귀책으로 500억 재보궐…피해자 안중에도 없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예비후보가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오후 서울 은평구 대림시장 방문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예비후보가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오후 서울 은평구 대림시장 방문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가 이날 기자회견을 한 두 번째 이유는 지난 10일 우 후보가 한 발언 때문이다. 그는 이날 “박원순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고 그의 꿈을 발전시키는 일, 제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측은 “피해자 복귀에 대한 구체적 의지와 공약을 표명하지도 않고 피해 사실을 부정한 유가족부터 옹호하는 건 잔인한 처사”라고 반박했다.

여성정치네트워크는 이날 “4·7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는 민주당 소속 정치인의 귀책사유로 국민 세금 500억원을 들여 치르게 된 선거”라며 “피해자의 물음과 외침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당헌을 바꿔 후보로 나섰으면서 우 예비후보는 피해자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는 행보를 보인다. (캠프 상황실장인 A씨는) 서울시 위력 성폭력 피해자 변호인도 조롱하는 글을 썼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글들로 우 예비후보와 그를 보좌하는 캠프 사람들은 피해자가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의지도, 능력도 없음이 판명됐다”며 “우 후보는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할 수 없는 본인은 서울시장 후보 자격이 없는 자임을 인정하고 당장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말했다.

‘야하다 싶은 女 투쟁현장에’…신전대협은 “性인식 해명하라”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신전대협 소속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성(性) 인식을 비판하고 있다. [뉴스1]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신전대협 소속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성(性) 인식을 비판하고 있다. [뉴스1]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신전대협)도 이날 민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 후보가 1989년 학생운동 당시를 회고하며 펴낸 '학생회 운영의 원칙과 방도'에 왜곡된 성인식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해당 저서에 ‘짧은 치마에 하이힐, 좀 야하다 싶은 여학생들이 투쟁의 현장에서 떠나지 않고 구호를 외치며 돌을 캐는 모습에 기쁘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라는 부분을 지적하며 “운동권 시절부터 수십 년간 자리잡았던 성 인식에 대해 해명하라”고 말했다.

우 후보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우 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성범죄가 일어나지 않는 서울시를 위해 근본대책을 만들고 피해자가 정상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20여 차례 얘기했다”고 말했다. 또 박 전 시장에 대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선 “(박 전 시장이)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시민단체를 만들어 시민운동 혁신을 했던 것과 시장이 된 후에 했던 몇 가지 혁신적인 정책을 배워야 되겠다는 수준이었다”고 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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