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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도 내지 마라” 군청에 1억짜리 수표 주고 간 노신사

중앙일보

입력

충남 예산군에 익명의 80대 노인이 1억원을 기탁했다.

14일 예산군에 따르면 설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9일 오후 2시쯤 예산군청 주민복지과에 80대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찾아왔다. 혼자 군청을 찾은 할아버지는 편지봉투 1개를 주민복지과 직원에게 내밀며 “지역 사회 어려운 분을 위해 써달라”고 당부했다.

충남 예산군청사 전경. 사진 예산군

충남 예산군청사 전경. 사진 예산군

차 마신 후 떠나…2017년에도 1억원 기탁

봉투 안에는 1억 원짜리 수표 한장이 들어있었다. 봉투를 받은 직원은 “기탁한 분의 이름·나이·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알려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알려지기 원치 않으니 보도자료도 내지 말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운 분이 많은데, 따뜻한 설 명절을 보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군청 직원은 “그럼 잠시 대화라도 나누고 가셔라”고 권유했다. 이에 할아버지는 녹차 한잔 얻어 마시고 5분 뒤 군청을 떠났다고 한다. 이 노인은 2017년에도 1억원을 기탁한 적이 있다고 예산군은 설명했다. 황선봉 예산군수는 “모두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선뜻 도움의 손길을 주신 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예산군은 이 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한편 예산군은 연말연시 집중 모금 활동인 ‘희망2021나눔캠페인 이웃돕기 성금 모금’을 시작한 지 37일 만인 지난 1월 7일 목표치인 5억4600만원을 달성했다. 지난 1월 31일 기준 모금액은 6억1893만원이다.

예산=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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