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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무차별 기본소득, 복지 방해 괴물…두툼하게 지급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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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지사. 사진 제주도의회

원희룡 제주도지사. 사진 제주도의회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8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주장하는 무차별 기본소득은 세금만 올리고 복지는 방해하는 괴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무차별 기본소득으로는 복지국가 건설이 어렵고 오히려 방해가 될 것”이라며 “정의롭지 않다. 효과적이지도 않다”고 우려했다.

그는 “먼저 무차별 기본소득은 효율적이지 않다. 건강보험은 보편적으로 주어지지만 아픈 사람이 병원에 갈 때 혜택을 본다. 만약 아프지도 않은 사람에게 매달 의료비를 지급한다면 어찌 될까”라며 “아픈 국민에게, 또 암같이 큰 병 걸린 국민에게 충분한 의료비 지원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또 “이 지사는 연 26조원을 들여 월 4만원꼴로 50만원을 무차별 지급하자고 한다. 26조원의 1/3인, 9조원만 가지고도 월 최대 198만원의 실업급여를 지급할 수 있다”며 “월 4만원씩 흩뿌리지 말고, 자영업자 고용안전망 구축과 빈곤율 40%에 달하는 노인들의 기초보장, 그리고 육아휴직 수당 인상, 청년들 교육비 등으로 사용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지 않겠으냐”고 물었다.

이어 “무차별 기본소득은 조삼모사일 뿐”이라며 “앞으로 주는 것 같지만, 뒤로는 진짜 필요한 것을 못 주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정 경제와 마찬가지로 한쪽에 지출이 크게 늘어나면 다른 쪽 지출이 어려워지는 것은 상식”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원 지사는 “무차별 기본소득은 정의롭지 않다. 사회연대성을 오히려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연대성은 어려움이 없는 내가 어려움에 처한 이웃에게 내 몫을 나눠줄 때 생긴다”고 했다. 이어 “왜 ‘나는 안 주냐’ 무차별로 똑같이 가져야겠다는 것은 사회연대성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득재분배도 일어나기 힘들 것”이라며 저소득층과 실업 등으로 소득이 상실된 이웃에게 복지급여가 두툼하게 들어가야 소득재분배 효과가 커진다”고 설명했다.

또 “무차별 기본소득이 도입되면 복지효과도 경제효과도 미미하면서, 세금만 올리는 ‘괴물’이 될까 걱정”이라며 “국채발행해서 우리 청년세대에게 짐만 떠넘기게 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 지사님과의 토론을 시작하겠다. 두려워하지 않으시리라 믿는다”고 이 지사에 토론을 제안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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