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형간염 에이즈환자 오래 산다

중앙일보

입력

간기능에 해를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G형 간염 바이러스(GBC-G)에 반복 감염되는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자는 에이즈 증세가 늦게 발현, 그만큼 오래 산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아이오와 대학 HIV 프로그램실장 잭 스테이플턴 박사는 의학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에 이같은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고 의학뉴스 전문 통신 헬스데이 뉴스가 4일 보도했다.

1995년 처음 발견된 G형간염 바이러스는 간염과 관계는 있으나 면역체계에 의해 제거되지 않아도 특별한 증세를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액 노출과 성행위에 의해 감염되는 이 바이러스는 미국의 경우 건강한 헌혈자의 1.8%, 남아프리카공화국은 11%, HIV 양성반응자는 15-40%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스테이플턴 박사는 HIV에 감염된 사람 271명(이 중 85%가 G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자)을 15년간 지켜 본 결과 G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이 반복 감염되는 사람에 비해 5-6년 안에 사망할 가능성이 2.7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G형간염 바이러스가 HIV 감염자의 면역체제를 강화시켜 에이즈로 이행되는 것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스테이플턴 박사는 말했다.

스테이플턴 박사는 G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낸다면 에이즈 예방백신이나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토머스 제퍼슨 대학 인간바이러스-생물방어실장 로저 포머랜츠 박사는 그러나 G형간염 바이러스의 정체가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인 만큼 HIV 감염자들이 무턱대고 G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려고 달려들 일은 아니라고 논평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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