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평 집 살던 이용수 할머니, 새 아파트로 이사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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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살고 있는 일본군 '이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연합뉴스

대구에 살고 있는 일본군 '이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연합뉴스

대구시 달서구 한 공공 임대 아파트에 20년 이상 살았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3) 할머니가 이달 중순 대구 수성구 소재 한 아파트로 이사한다. 아파트 전용면적도 84.99㎡(26평)로 확 넓어졌다.

대구시, 조례 개정해 거주지 지원

 이 할머니는 39.6㎡(12평) 정도의 좁고 낡은 아파트에 살았다. 방 하나와 거실이 전부다. 간병인이나 요양보호사가 이 할머니를 보살펴 주기 위해 찾아오지만, 집이 좁아 불편함이 컸다. 손님맞이도 어려웠다.

 지난해 5월 기자회견 이후에는 고조된 국민적 관심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으로 그간 거주하던 공공 임대 아파트에서 나와 시내 모처에서 임시 거주하고 있다.

 대구시는 이 할머니가 건강하고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지난해 9월 주거 지원을 위한 관련 조례를 개정해 지원근거를 마련하고, 4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대구시와 (사)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이 할머니가 다니는 병원이나 희움역사관과 자동차로 10분대 거리의 도심권 내 아파트(방 3개, 화장실 2개)를 마련했다. 이 할머니가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2주간 전면 리모델링도 거쳤다.

 현재 국내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16명으로 대부분은 공공 임대주택, 쉼터, 개인 주택 등 열악한 거주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민간아파트를 임대해 주거공간으로 제공하는 사례는 대구시가 처음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할머니께서 편안한 새 보금자리에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올바른 역사 인식을 전 세계에 알리는 여성인권운동가로서 건강하게 활동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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