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는커녕 물도 잘 안 줬다" 코로나 휴장 대구 동물원 실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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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가 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한 사진. 낙타가 비위생적인 상태로 방치돼 있다. 사진 비글구조네트워크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가 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한 사진. 낙타가 비위생적인 상태로 방치돼 있다. 사진 비글구조네트워크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에 있는 한 동물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운영난에 부딪히면서 동물을 방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이하 비구협)는 지난 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런 이 동물원의 운영 상태를 공개했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동물들의 분변이 그대로 방치되거나 우리 안에 고드름이 생긴 모습이었다. 유리창도 지저분해져 내부가 보이지 않았고 사료도 제때 지급이 안 돼 동물이 먹이를 찾아 이곳저곳을 파헤친 모습도 보였다.

 지난해 임시 휴장에 들어간 이 동물원은 상당수 동물을 인근 동물원 등으로 옮겼지만 원숭와 낙타·라쿤·양·염소·거위 등 동물은 옮기지 못하고 남겨둔 채 운영을 중단했다.

 비구협 측은 “이 동물원은 휴장 이후 네 마리의 국제적 멸종위기 동물인 원숭이를 포함해 야생 동물인 낙타와 라쿤 그리고 기타 농장 동물인 양·염소·거위 등을 거의 방치한 채로 물과 사료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가 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한 사진. 원숭이가 우리 안에 방치돼 있다. 사진 비글구조네트워크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가 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한 사진. 원숭이가 우리 안에 방치돼 있다. 사진 비글구조네트워크

 또 “관리를 하지 않아 인근 야산에 방치된 토끼와 양·염소들은 주위에 민원을 일으켰고 이들을 제대로 사육하고 관리하기가 힘들어지자 결국 목에 매달아 잔인하게 죽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목격한 인근 주민 한 분이 본인 가족과 함께 10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이 동물들을 보살펴 왔다”고 전했다.

 비구협은 대구시와 대구지방환경청 등에 동물학대 관련 진상조사를 요구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현장 점검을 통해 동물학대 행위가 확인될 경우 관련법에 따라 조치할 방침이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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